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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에 해당되는 글 34건

  1. 2008/07/22 영화 속 우울한 20대들의 눈물겨운 알바체험 (15)
  2. 2008/05/27 생존권보다 '구리'채굴권? <환경영화제-구리의 저주>
  3. 2008/05/03 전주국제영화제 영화의 거리 풍경 이모저모 (2)
  4. 2008/05/03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의 규모가 굉장히 커졌다는 걸 실감해요." (2)
  5. 2008/04/10 동거, 당신은 자유로운가요? (197)
  6. 2008/03/27 대학 ‘명품’ 관계에서 전율은 사라진다.
  7. 2008/01/04 '싱글즈'보다 퇴보한 ‘뜨거운 것이 좋아’ (6)
  8. 2007/12/21 희망이라는 강박관념을 버리고 싶었다, '택시 블루스'의 최하동하 감독 (1)
  9. 2007/12/20 사랑하고 싶어지는 영화 ‘내 사랑’
  10. 2007/12/15 20대에 아이돌 가수에 올인하는 거.. 어떻게 생각해요? (1)
  11. 2007/12/12 방향을 잃은 기사의 영화 '택시블루스'
  12. 2007/12/05 [영화 리뷰] '싸움' 그것 또한 사랑
  13. 2007/12/04 연인들끼리 보면 좋을 <그 때, 별이 쏟아지다>
  14. 2007/12/02 "내 영화, 카페 같으면 좋겠다" <은하해방전선> 윤성호 감독 인터뷰 (5)
  15. 2007/12/02 "옛 여자친구들에게 보내는 뒤늦은 연애편지다" - <은하해방전선> GV현장
  16. 2007/12/02 재기발랄한 '연애이야기', <은하해방전선>
  17. 2007/11/30 대학로에서 매춘하다가 토막 살해당한 여고생 아직 대학로에 있다 (2)
  18. 2007/11/29 "할머니 고생하셨어요. 다음 세상에는 마음 편히 사세요"
  19. 2007/11/27 '이게 바로 독립영화의 힘', 독립영화인의 밤에 다녀왔습니다. (4)
  20. 2007/11/27 "독립영화, 재밌습니다." (1)
  21. 2007/11/25 "당신은 어디에서 왔나요?"
  22. 2007/11/13 '영화, 가장 어려우니까 해요' 봉천동 미스터리의 강원구 감독
  23. 2007/11/01 이적, "한국에서 음악을 한다는 것은" (17)
  24. 2007/10/29 영화 ' 색,계' 리안감독과 탕웨이 내한
  25. 2007/10/29 엄마 없는 하늘 아래지만 ‘이웃’이 있었습니다.
  26. 2007/10/26 충무로 국제영화제 레드카펫 스타 (4)
  27. 2007/10/15 걸스와 소녀, 대중을 사로잡다 (99)
  28. 2007/10/15 H.O.T와 젝키, 그리고 원더걸스?? (54)
  29. 2007/09/29 가을에 읽으면 좋을 책 (2) _ 대중의 지혜
  30. 2007/09/29 가을에 읽으면 좋을 책 (1) _ 언젠가 이 세상에 없을 당신을 사랑합니다


주말 내내 노동석 감독의 우울한 청춘이 모습이 담긴 영화 두 편을 내리 보았다. ‘마이 제너레이션’과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열악한 상황에 처한 가난한 20대의 인물들을 관찰하고자 하는 노력은 우리 중 그 누구라도 꼭 했어야 될 일이다. 감독은 우리 세대보다 더 세심한 시선으로 그 풍경을 그려냈다. 두 영화 속에서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먹고 살기 위해 노동하는 20대들의 모습이다. 그건 모순과 부조리로 가득 찼고 그럼에도 ‘꿈이 있기에’ 살아야만 하는’ 20대들의 눈물겨운 청춘들의 자화상이었다.


1.청춘의 조난 신호 행복은 자꾸만 비싸지는데... 우리도 꿈을 살 수 있을까? '
마이 제너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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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엔 두 명의 인물이 나온다. 연인사이인 병석과 재경이 나오는데 그 중 재경의 알바기가 인상깊었다.

재경은 조그만 사무실에 기죽은 듯 앉아있다.
사채업을 하는 곳인지도 정확히 모른 채 앉아 있는 재경은 사장이 묻는 질문에 대답만 한다. 그리고 여차저차 대부업체에서 경리 알바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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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하루도 지나기 전에 사장은 묻는다.
‘언니, 너는 그렇게 성격이 원래 우울하냐?
‘아닌데요..’

그리고 결국 이런 소릴 듣는다.
‘내일부터 나오지 마라. 내가 우울한 사람을 싫어해’

우울한 재경의 얼굴은 더 주눅든다. 그렇게 짤린 일자리. 무엇이 우리네 청춘의 얼굴을 우울하게 만들었을까.

재경의 알바 수난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쇼핑몰에서 시작한 두 번째 알바.
매출 올리는 만큼 많이 번다는 말에 자기 돈을 털어선 물건을 팔지만 어느 날 갑자기 그 쇼핑몰은 유령회사가 된다. 홈쇼핑 사기를 당하고 빚만 지게 된 재경이 찾아 간 곳은 바로 하루 일했던 사채회사다. 겨우 용기를 내 말한다. 300만원이 필요하다고. 카드깡 좀 해달라고.
‘그거 안 좋은 건지 알잖아’ 라고 하면서도 결국 해주는 사장.

돈 때문에 가장 고통 받고 있으면서 사채업에서 높은 이자로 다른 누군가에게 돈을 빌려줘야 하는 아이러니. 그리고 그 회사에서 다시 돈을 빌려야 하는 악순환. 그만큼 이 사회는 균열 내기 힘든 만큼 견고하다. 아무 것도 나아질 것 없을 것 같은 빈곤에 허덕이는 20대의 답없는 답답한 모습.


2. 오늘, 내 인생의 클라이막스다!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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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대는 말한다.
‘세상은 이해할 수 없는 일들로 가득했고 악당들로 가득했다. 그래서 내겐 총이 필요했다’

이런저런 아르바이트를 하며 별 꿈 없이 살아가는 종대는 이유없이 답답한 현실
이 마냥 답답한 청년이다. 빨리 이 현실을 벗어나서 멋지게 살고 싶다. 종대와
다르게 그의 형은 대리운전을 하면서 언젠가 몰디브로 가 드럼 연주를 하겠다는 꿈을 잃지 않고 성실히 살아가는 청년이다. 현재의 일이 고단하지만 꿈을 이룰
수 있을 거라 믿는다.

누구 뒤만 닦아 주는 것 같은 세차 일이 종대는 못마땅하다. 그러다 종대는 폼나고 빨리 돈을 벌 수 있을 거란 기대에 안마 시술소에서 일하게 된다. 영화에서 종대가 안마 시술소에서 일을 시작하는 건 굉장히 중요한 사건이다. 놀란 형은 종대를 말리기 위해 찾아 간다. 그는 ‘일한만큼 버는 거’라고 종대에게 말한다. 하지만 종대는 대답한다. ‘일한만큼만 버니까 우리가 이 모양 이 꼴’ 인거라고.

하지만 종대는 눈앞에 보이는 부조리함들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기 시작한다.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안마시술사 종업원으로 일하게 됐는데 행복하지 않다. 정은이라는 친구가 자신의 욕망을 위해 일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고통 받고 희생당하는 걸 지켜보며 돈을 벌기 위해 시작한 지금의 일에 대해 조금씩 회의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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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통해 종대가 안마시술소에서 일하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서서히 지켜본 관객의 입장으로선 이런 생각이 든다. 그렇게 살지 못하는 사람이 그렇게 살아야 할 때, 또 그렇게 살 수밖에 없는 환경에 있을 때. 무엇을 탓해야 하는 지 잘 모르겠다.

형이 아는 가장 먼 미래는 언제냐는 종대의 질문에 형은 답한다.
‘내일’
그렇게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안개 속을 거니는 불안한 청춘, 하지만 그렇게 한발자국씩 더듬으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인생인 걸 알기에.

 

영화를 보고 나니 영화평론가 김혜리가 쓴 글의 문구가 떠올랐다.
“현실에서 판타지를 길어내는 능력이 상상력이라면 판타지를 현실의 자갈밭에 기어이 끌어다 놓는 이 징한 능력은 뭐라 불러야 할까.”

그럼에도, 아직도, 우리 세대의 머릿속에 가로 놓인 판타지. 감독은 우리의 판타지를 깨고 일상 속의 처연한 감정들만 그러모았다. 이게 마주해야 할 진실이라는 듯.

영화를 보고 난 후, 주인공들과 처한 상황은 다르다 해도 그 심리는 지금의 나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걸 느낀다. 동세대적인 동질감을 느낄 수밖에. 먹고 사는 고민만 머릿속에 왕왕 떠다니는 막막함. 아무 것도 명확한 것 없는 현실에서 그렇다고 당장 만족할 만한 것 하나 하곤 있나 하는 회의함. 그렇다고 꿈을 위해 난 지금 얼마나 치열하게 현실을 살고 있나 하는 반성.


오산이 (highfinish@on20.net)
 
2008/07/22 13:25 2008/07/22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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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채굴권이냐, 생존권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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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의 저주>의 배경이 된 곳은 세계적 생태분쟁지역 중 하나인 에콰도르 안데스 산맥의 후닌마을이다. 이 조용하고 평화로운 곳에 어느 날부턴가 캐나다의 탄광회사인 어센던트사가 구리채굴권을 확보하기 위해 자본의 힘을 빌어 마을을 -습격-하기 시작했다. 지역 주민들과 수 많은 환경단체가 마을을 그들의 횡포로부터 지켜내기 위해 수 년 째 운동을 벌여왔지만, 배부른 먹이를 눈 앞에 둔 하이에나들에게 이들의 순한 논리가 통할리 만무하다.

 
어센던트사와의 단 한 번의 공식적 논의도 없이, 무방비 상태로 당하기만 했던 지역 주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했을 즈음, 드디어 지역 주민들은 어센던트사와 공식적인 첫 대면을 하게 된다. 물론 이들의 첫 대면에서 어센던트사의 논리는 모순의 모순을 거듭한다. 사장은 후닌 마을에 광산이 들어섬으로 인해 어느 정도의 환경피해는 확실하지만, 분명 마을 사람들에겐 더 많은 이익이 될 것이라고 이들을 설득한다. 또 마을 사람들이 그럼, 광산 개발의 조건부였던 5천 개의 일자리 제공은 확실한 거냐고 묻자 안타깝지만 그것은 책상에 앉아 대략적인 수를 뽑아낸 것에 불과하다고 말을 바꾼다. 결국 후닌 마을에 광산이 들어섬으로써 지역 주민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저 그들이 나고 자란 고향에서 자본가의 노예로 일하다 뿔뿔이 흩어져 죽거나, 또 다른 삶의 터전을 찾아 떠나는 것 뿐이다..



 자본가들의 한결같은 논리

영화에서 보여지듯, 모든 힘 있는 자들의 논리는 모두 매 한가지다. 약자들에게 절실한 당장의 밥벌이를 보장하고, 이를 조건으로 그들에게 가장 소중한(값으로 환산할 수 없는) 삶의 터전을 빼앗아버리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대운하 추진 사업이 동시에 떠오르는 것도 하등 어색할 게 없다.)

 

뿐만 아니라, 후닌 사람들이 광산은 곧 대재앙이라고 말하는 이유에는 지역 주민들이 겪어야 할 고통과 또 다른 차원의 문제가 걸려있다. 광산으로 변하기 위해 기계의 손을 빌린 그들의 숲은 28종의 야생동물들이 사라질 위기에 처할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해 오염된 물이 용수자체의 위험을 야기하게 될 것이다. 결국 후닌 마을은 물론, 근방 지역의 모든 주민들이 위험에 처하고, 후차적으로는 대대적인 산림개간으로 지역의 사막화가 촉진될 수 있음을 환경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자연을 대하는 두 개의 시선

과거부터 지금까지, 혹은 앞으로도 계속될 이같은 분쟁의 사슬엔 늘 서로 다른 두 개의 시선이 존재한다. 그것은 <구리의 저주>에서도 예외 없이 나타난다.

 

가령, 영화 속 후닌 지역 주민들은 땅은 곧 목숨이라고 말 하지만 반대로 탄광회사에게 그 땅은 그저 돈벌이의 수단에 불과하다. 아이러니하게도 인간 세상에선 자본의 힘에 의해 수 만 명의 '목숨'보다 수 만 명의 '수단'이 더 우위에 서게 된다.


언제나 그렇듯, ‘힘이 있는 자들의 횡포는 저돌적이고 막무가내다. 과거에도, 지금도, 또 미래에도 이들의 목적은 그저 제 한 몸 배부르면 그만일 뿐이다. 백년, 천년 유지되어 온 삶의 터전과 동물의 생존권, 사람들의 삶과 행복 따윈 이들에게 돈으로 바꿀 수 있는 재산의 일부일 뿐인 것이다.

2008/05/27 10:06 2008/05/27 10:06

전주국제영화제 이모저모. 영화 뿐 아니라 다양한 행사와 전시들이 진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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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은 영화인의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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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인의 거리 곳곳에서 진행되는 행사와 전시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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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사를 꼬아 만든 작품을 전시하고 계셨다.
문득 꺼내시는 한 마디.
"학생, 삶은 뭐지? 삶은 계란? 삶은 예술이야. 그래서 우리 누구나 예술가인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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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거리 구석구석을 청소하는 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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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앞에 모인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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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영화인의 거리 밤 풍경. 루미나리에가 하나 둘씩 불을 밝히기 시작했다. 밤이 되자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밤 8시부턴 야외상영도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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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03 13:26 2008/05/03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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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피니언 포스트


이곳은 전주의 밤거리. 30도에 달하는 뜨거운 오후 날씨의 열기도 식고 전주의 밤 공기는 쌀쌀하다. 지금 전주에선 ‘전주국제영화제’가 한창. 전국에서 ‘영화’ 하나로 전주에 모였다. 영화제 둘째 날의 스크린이 꺼지고 하나 둘씩 돌아가는 전주의 거리에서 대학생 셋이 만났다. 돌아서기 아쉬운 마음에 전주의 한 술집으로 들어가 영화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대학생인 방혜미씨(국민대학교 3)는 서울에서 전주까지 달려 왔다. 올해 처음 전주국제영화제를 방문했다고 한다.

“친구가 작년부터 계속 추천했는데 올해 직접 와보니 스케일도 크고 흥미로운 부대행사가 많아서 좋아요. 지프 서포터즈 카드가 있어서 5천원이상만 후원하면 저렴하게 티켓을 살 수 있어서 부담도 적어요.”

영화제 방문은 처음인 그녀에게 영화제에서 보는 영화 관람은 특별한 경험이다.

“영화를 좋아해서 일부러 찾아오는 관객이 많아서인지 평소 영화관에서 느낀 분위기랑은 달랐어요. 영화 보는 내내 사람들의 호응이 흥미로웠어요. 영화가 끝나고 자발적으로 같이 박수도 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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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국제영화제를 찾은 방혜미씨(왼쪽)와 장지예씨(오른쪽)ⓒ레피니언 포스트


장지예씨(전주교대 3)는 전주국제영화제가 올해로 세 번째 방문이다.
 
“재작년, 작년에 비해 올해 행사가 규모나 조직적으로 굉장히 커졌다는 걸 실감했어요. 예전엔 야외공연이 있어도 쉽게 지나쳤는데 올해는 눈여겨 보게 될 정도로 재밌고 다양한 프로그램도 많더라고요. 영화 편수도 많고. 그래서인지 관객 참여율이 정말 높아졌어요.”

현재 영화제가 시작되고 5월 2일 저녁 8시 현장예매 판매분까지 매진된 영화는 20여 편. 지난해에 비해 매진속도도 빠르다.  정말 보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남들보다 부지런히 떨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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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피니언 포스트

혜미씨와 지예씨는 오늘 ‘바흐 이전의 침묵’과 ‘키사라기’ 라는 두 편의 영화를 보았다.
영화 감상에 대한 둘의 대화가 시작됐다.

“바흐는 보다가 좀 졸았지(웃음) 정말 바흐 애호가가 아닌 이상 내용을 이해하기가 어려웠어.”
“나도 보다 졸았어. 그래도 바흐로 인해 사람들의 삶이 변했다는 걸 보여줬던 것 같아. 어쨌든 바흐 음악을 실컷 들을 수 있어서 좋았어. 피아노를 배우고 싶을 정도로.”

“‘키사라기’는 정말 추천하고 싶은 영화! ‘모든 일은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다’ 라는 대사가 기억에 남아.”
“나도. 연극적인 느낌이 좋았어. 이 영화는 남녀노소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이 쉽게 볼 수 있는 영화 같아.”


지예씨는 지금 전주교육대학교에 재학 중이다. 전주에 거주하는 대학생으로서 영화제가 이 도시에 어떤 존재감을 주느냐고 물어 보았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전주에서 가장 큰 축제예요. 그래서인지 4월 말이 되면 도시 전체가 살아있는 느낌이 들어요. 또 그만큼 투자도 많이 하는 것 같고요.”

이제 남은 기간 영화제를 어떻게 즐길까?
 
지예씨는 챙겨보고 싶은 영화가 많다.
“synching blue랑 달려라 자전거, 폐막작 시선 1318도 너무 기대되는데 벌써 매진된 티켓이 많아서 빨리 서둘러야 할 것 같아요.”

또 혜미씨는 영화제를 보러 전주에 왔지만 오히려 전주 자체를 알고 싶은 생각이 들어 내일  '전주한옥마을' 에 가보려 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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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도 보고 사람도 만나고 계속되는 우리들의 이야기. 전주국제영화제가 사람들에게 일상의 짧은 휴식과 긴 추억을 주고 있다.  



오산이 기자(ymjang@naver.com)
2008/05/03 12:58 2008/05/03 12:58

개방적이고 보수적인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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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는 듯한 여름에도 눈에 거슬리지 않을 정도의 스킨쉽을 소화해 내곤 했던 멋진 능력의 소유자들이 있었다. 그들은 과에서 대략 1년 정도를 붙어다녔던 지극히 평범한 커플들 중 하나였다. 하루는, 친구녀석이 뜬금없이 다가와 “야, 쟤네 동거한대”라는 말을 무슨 엄청난 국가기밀이라도 되는 것 처럼 소근거렸다. 나는 약간 놀랐지만 “뭐? 그럼 같이 산다는 거야?” 라면서 과민 반응을 보였다. 그리고 다음 수업시간까지 줄곧 그들의 동거 생활에 대해 들어주는 이 없는 걱정과 설교를 해댔다. 동거를 특별히 나쁘다고 생각한 적은 별로 없었는데 그 때 내가 친구와 나눴던 대화는 지독스럽게도 보수적이었던 것 같다.

 

많은 20대들 역시 동거를 하는 것을 괜찮다고 얘기하면서, 정작 주변에 동거 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썩 좋게 생각하지 않는다. 결과적으론 동거를 하는 사람들 역시 다른 이에게 그 사실을 숨기느라 정신이 없다. 의아한 것은 동거남, 동거녀들의 경계 대상이 부모님이나 이웃 어른들은 물론, 또래 아이들의 시선까지 예외 없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혼전순결은 옛날 얘기지만, 여전히 중요한 처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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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Y(23)“1학년 때는 설문조사에 절반이 넘는 학생들이 성관계를 가진다는 말을 듣고 진짜 놀랐었는데, 요즘은 내가 아는 애들만 해도 사귄지 1년 넘으면 그냥 자는 것 같아라고 말했다. 케이블TV의 한 프로그램에서도, 2~30대 여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열에 일곱이 “혼전 순결을 반드시 지킬 필요가 없다”고 답했단다. ‘혼전순결의 고고한 자태가 이런 골동품 취급을 받고 있지만 사실, 대부분의 남자들은 아직도 자기의 부인이 처녀가 아니라는 것을 결코 가볍게 넘어가지 않는다. 의외로 많은 여성들이 결혼 전 처녀막 재생수술을 위해 산부인과를 찾는다고 하니 정말 웃기는 노릇이다. 어이 없지만, 아직까지도 한국의 여자들은 자신의 처녀성을 증명해야 하는 시대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어이 없게도 이것이, 우리가 가진 성의식의 기막힌 모순이다.

 

20대는 스스로를 개방적이라고 하지만 그 개방성은 때에 따라, 혹은 주체에 따라 성질을 달리한다. 친구 Y는 동거에 대해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동거 자체는 나쁜 게 아니지, 근데 아직 사회적 인식이 그걸 못 따라 가기도 하고. 나도 만약 네가 동거를 한다고 하면 좀 이상할 것 같은데?”라고 말이다.

 

괜찮다고도 말하고, 아니라고도 말해왔던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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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학교 3학년, 우리 과 건물이 조형대 근처로 이전하면서, 대학 2년 동안 모르고 지냈던 신선하고 섹시한 사실 하나를 발견했다. 그건 바로 조형대 여학우들의 흡연 장소가 그저 등을 기댈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이라는 것이었다. 물론 당시 우리 과 여학우들도 상당수 담배를 피웠으나 그들의 흡연실은 은연중에 화장실로 제한돼 있었다. 그런 내게 조형대 녀자들의 가는 손가락 사이로 피어오르던 담배연기와 호탕한 웃음 소리, 남녀가 여유로히 맞담배를 피는 모습들은 훈훈하다 못해 행복해 보이기까지 했다. 대학에 들어와 가끔 누군가와 어울려 담배를 피우고 싶을 때가 있었다. 그럴 때마다 나를 자연스럽게 제어할 수 있었던 요소 중 하나는 돈이 아깝다라는 생각보다도 아마 다른 사람들의 시선 때문이었을 거다. 담배는 결코 나쁜 것이 아니고, 흡연은 나의 당연한 권리와 자유라는 걸 알면서도, 나는 굳이 사람들과 어울려 담배를 피지 않았다.

 

물론 여기서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것이 무조건 좋다는 것을 말하려는 건 아니다. 다만, 이런 것들이 결코 나쁘지만은 않은, 공공연한 사실들임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우리 안의 일부가 이것을 음지로부터 나오지 못하게 막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 번쯤 생각해 보고 싶은 것이다.


 


사진출처 플리커

 
2008/04/10 04:44 2008/04/10 04: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