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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스경제학 폐강문제에 대한 김수행 교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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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 경제학부는 올 2학기에 개설할 예정이었던 맑스경제학(정치경제학) 2강좌를 폐강하기로 했다. 학교 측은 맑스경제학 전공자 중 전임교수를 뽑지 못한 데다 외부 강사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학생들은 "후임교수 선발 과정에서 엄격한 채용 요건을 내세움으로써 실제로 맑스경제학 전공교수 채용을 막은 것이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다. 이 서울대의 폐강사태를 접한 많은 지식인과 언론은 "대학의 다양성은 사라지고 편협한 사고만 남게 됐다"고 지적한다. 이 상황을 보며 가장 안타까운 심정을 가진 사람은 누굴까? 한국 맑스경제학의 대부, 자본론의 선교사라 불려지는 김수행 교수(전 서울대 경제학부, 현 성공회대 석좌교수)를 만났다.




어떻게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가 되셨나요?

  내가 연구한 것이 '맑스'이기 때문에 87년 6월 항쟁이 없었더라면 서울대학교를 들어갈 수도 없었어요. 88년 서울대학 교수 채용 당시에 대학원 학생회에서 진보학문 교수를 뽑아달라고 선생들한테 호소를 했는데 (그들이) 들어줬겠어? 그래서 이 친구들이 수업 거부하고 농성하고 다른 학과 학생들이랑 같이 시위해서 할 수 없이 경제학부 교수회에서 공고를 냈다고, 정치경제학 교수 뽑는다고. 그렇게 해서 내가 채용된 거라. 난 운이 좋았던 거지.


2008년 2월에 퇴임(서울대 경제학부)하실 때 어떤 기분이 들었나요?

  서울대학교 와서 자본론도 번역하고 글도 많이 썼거든? 맑스주의를 전파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 노력을 엄청 했어. 그래서 나는 거기에 대해서 자부심을 가지고 있고 보람으로 생각하는 거야, 제자들도 많이 키워놨고. 그런데 마지막에 후임 문제 때문에 기분이 나쁜 거지. 그 때 서울대학교 교수가 33명이었는데, 이 사람들이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니라고 봐요. 그런데 학문에 있어서는 뭐라 할까? 자기학문이 최고야. 그래서 남을 이해 안 해요. 예를 들어 김수행 선생은 학점을 잘 주니까 학생들이 많이 오겠지 이런 생각을 하는 거야(웃음). 내가 경제학부에서 제일 고참 아니야. 내가 나올 때 내 후임이 결정 안된 문제 때문에, 젊은 선생들한테 이건 좀 풀어줘야 한다 얘길 했는데도 해결이 안됐어.


후임 결정과정이 복잡한가요?

  우리는 경제학부예요. 각 과에서 결정을 하는데 경제학부 교수들이 모여가지고 내 후임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고, 내가 나간다 하면 자리가 하나 비잖아. 그럼 빈 자리에 누구를 넣는 거야. '맑스를 강의한 사람이 나갔으니까 그 뒤에도 맑스를 강의할 사람을 뽑아야지'하는 후임의 대한 개념이 서울대학은 없어요. 내가 들어갈 때도 내 전임자가 없었잖아. 그런데 나를 그냥 넣어줬을 것 같아? 그러니까 학생들이 데모를 한 거지. 올해도 똑같아요. 자기들 생각할 때는 맑스경제학은 소련도 붕괴됐고 연구할 필요가 없다 생각하니 뽑을 턱이 없는 거지. 주류가 너무 많다고 하면 비주류에서도 몇 사람 넣고, 지리적으로도 미국이 너무 많으면 유럽 쪽에서도 뽑아야 되는 것 아니겠어? 그런 교수를 뽑지 않으니 관련과목들은 폐강될 수밖에 없지. 안타까운 일이야.


그렇다면 대학이 어떤 곳이 되어야 할까요?

  우리 경제학부 교수가 33명 중에 30명이 미국 대학을 나왔다고. 여기서 미국 대학이라 하는 함은 주류경제학을 의미하는 건데 그러면 학생들은 다른 전공들은 아무것도 들을 수 없다는 얘기라고. 학생들한테 다양한 것을 가르쳐서 학생들이 자기 머리로 어떤 것이 좋고 나쁜지 가리고 고쳐나가야 학문적인 발전이 있는 건데, 이건 편식을 하는 거야. 또 불황이다 보니까 모두가 취직을 해야겠다 해서 실용학문을 하는 것 같은데 내 생각에 그거를 공부해서 직장에서 써먹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이야기야. 여러 가지를 연구해서 내가 뭘 해야 할지, 자질이 뭔지 공부하는 것이 대학교육이 되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되고 있어요.

  한편으로 대학생들이 너무 많다는 생각을 해요. 예를 들면 은행에서 돈 받고 돈 내주는 사람은 대학 졸업 안하고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다 할 수 있는 거예요. 옛날엔 다 그랬잖아. 그런데 젊은 친구들이 다 대학으로 가니까 일을 해도 만족을 못해요. 나는 기본적으로 대학이 자기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인생관, 세계관을 확립하는 장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자꾸 취직하려고 하지 말고 고시한다고 대학 오자마자 골방에 앉아있지 말고. 그건 대학 올 필요가 하나도 없는 거야. 자기 세계관을 만들려면 친구도 만나고 동아리도 나가고 해야 능력이 생기고 동지들이 생기는 거지.


외국대학의 상황은 어떤가요?

  영국은 경제학에서도 경제학사가 강해요. 맑스경제학이 새로운 분야로 연구되고 있거든. 각 분야에서 맑스 공부하는 사람이 하나씩은 다 있다고. 이게 뭐냐 하면 하나는 학문의 자유고, 두 번째는 학문의 다양성이야. 현실에서 어떤 문제가 터질지 모르니까 다방면으로 대처를 해야 되거든. 맑스경제학에 대해서는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비판 학문' 이라고 생각하면 돼. 자본주의 사회의 문제가 뭔지를 잘 알아야지 그것을 개혁하든지 고치든지 무슨 방안을 낼 수가 있다고. 그러니까 맑스경제학을 많이 연구해야 하는 거야. 통일문제를 예를 들면, 북한의 사회주의적인 모습을 주류경제학적으로 자꾸 해부하려고 하면 절대 해결될 수 없는 문제니까.


런던에서 학위를 받으셨는데 왜 가시게 됐나요?

  내가 61학번이야. 석사 마치고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조교를 했는데 68년에 통일혁명당 사건이 있었어. 신영복 선생 알아? 그 양반이 나보다 경제학과(서울대) 2년 선배야. 동네도 같아서 자주 만났거든. 신영복 선생이 나를 포섭하려 했다고 해서 나도 남산 중앙정보부에서 2주간 잡혀있다가 기소유예로 풀려났어. 이후 조교를 그만하고 나서 외환은행에 조사부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 특채로 거기 들어갔는데 그 후 72년에 외환은행 런던 지점에 발령이 났지. 영국에 도착해서 서점에 갔는데 자본론이 쫙 깔려있더라니까. 거기서 일을 하는데, 73년 10월, 1차 석유파동 때 세계경제가 공황에 빠졌다고. 그 때 '아, 공황에 대해서 한번 연구를 해봐야겠다' 한 거죠. 주류경제학에서는 공황이 없어요. 잘 되다가 갑자기 꼬꾸라지는 그런 게 없다고. 왜냐하면 거기서는 '시장에 맡기면 알아서 돌아간다' 이거 아니야. 그래서 공황에 대해서 연구를 하려면 맑스를 공부해야 한다고. 그 때 맑스공부를 다시 한 거지.


자본론 출판하게 된 에피소드가 있다고 하던데?

  비봉 출판사의 박기봉 사장이 5년 후배야. 이 친구가 내가 한국에 오니까 자본론 번역하자는 거야. 그런데 그때는 그러면 난리가 나거든, 82년도니까. 서울대학에 발령을 받은 것이 89년 2월인데 그 동안 어쨌든 번역할 준비는 다 해놨고, 그래서 대학으로 발령받자마자 내가 바로 출판을 해버렸어. 사실 그 전에 <이론과 실천사>에서 자본론을 조금씩 번역을 했어요. 그런데 그거 번역했다고 거기 사장이 붙잡혀 들어갔다고. 아직 검수에서는 풀려나질 않은 거야. 그런데 내가 그냥 89년 3월에 출판해버리니까 경찰도 검찰도 꼼짝을 못하더라고. 그 이유 중 하나가 87년 6월 항쟁 영향도 있고, 또 서울대학 교수한테 감히 함부로 못한 거지. 그래서 자본론은 검수항목에서 빠져 나온 거라. 이것도 운이 좋다 이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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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김수행교수는 진보학문을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사회과학아카데미' 에서 자본론 강의를 하고 있다. 또한 그는 학생들이 주최한 대안경제캠프에서 강연을 하는 등 맑스경제학을 전파하기 위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얼마 전에는 퇴임직전에 제자들과 함께 <자본주의 이후의 새로운 사회>를 공동 집필하기도 했다.


  "맑스를 공부하면서 한국에 가서 맑스사상을 전파하는 것이 나의 사명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자본론도 번역했고 좋은 책도 번역했고. 학생들 계속 가르치는 것에 전념하고 싶은데.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이런 사상을 접할 수 있도록 계속 저의 임무를 다 하고 싶어요."


  퇴임 후 오히려 더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수행교수. 그는 오늘도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위해 백발의 맑스경제학 선생님으로 제자들을 찾아 나선다.



윤혜진 수습기자 risingstar@on20.net

유지훈 기자 powertomove@on20.net

2008/08/01 12:24 2008/08/01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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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100차 촛불집회와 함께하는 촛불들의 축제 '맑시즘 2008' 함께 갈까요~

    Tracked from 꼬(GO)~블로그 2008/08/10 22:24  삭제

    [관련글] 2008/08/09 - [GO~살맛나는사회] - [펌] 맑시즘 2007 다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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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2008/08/01 22: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쎄요. 뭐라고 말하기 힘들다만. 이것도 요즘 실용주의로 가는거 아닌가요?
    광운대도 국문과 폐지하려 하니까 반대하고 말 많았죠(지금은 어찌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맑스에 대한 수요가 있으면 자동적으로 서울대가 알아서 할텐데.. 수요 부족이 원인이지 않을까요?

  2. leesoonsue 2008/08/01 22: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윗분...실용주의가 대체뭐요?

  3. 세들 2008/08/01 22: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교육을 단순히 수요의 문제로 볼 수 있을까요? 수요가 없다고 해서 학문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요. 학문을 수요의 논리로 판단하는 것은 상당히 큰 오류라고 생각되는데요. 만약 향후에 법학이 수요가 없다고 해서 법학 대학을 폐지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정치경제학적인 관점에서 현 경제 상황을 논할 때 주류경제학에서 판단할 수 없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도 있답니다. 저도 정치경제학 수업을 들었는데요. 상당히 의미있는 학문이라고 생각되더군요. 현재 대한민국에는 오직 주류경제학만이 존재하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그들의 경제 논리대로 운영된 대한민국 현 경제상황은 어떠한가요? 솔직히 말해서 개판이죠. 물론 정치경제학도 한계점이 분명 존재합니다. 하지만 획일적인 사고만으로 모든 상황을 판단하고 분석하는 것은 많은 문제를 양산하죠. 정치경제학적으로 분석하는 방법도 있고 주류경제학적으로 분석하는 방법도 있고 또 다른 방법으로 분석하는 방법도 있는 사회가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사회일 것 같네요.

  4. 제오그라푸스 2008/08/02 01: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실용주의...
    현대 자본주의라는 것......

    따지고 보면 마르크시즘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 아닙니까?

    현대 자본주의의 이해와...
    미래 경제에 대한 전망에 있어...
    마르크시즘이 기여할 바가 크다 여겨지는데......

    작금의 상황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5. 실용주의라 2008/08/02 01: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모 연예인 부부가 세금 때문에 위장 이혼했다는 설이 나돌 당시였습니다.
    제가 아는 분이 이혼을 했는데, 당시 한 얘기를 요즘 유행어로 바꾸면 '실용주의'였습니다.
    실용적으로 위장 이혼해서 세금 아끼고
    실용적으로 보험금 타려 가족끼리 플랜 짜고
    실용적으로 자식 국영수 위주로 고액과외 시키고
    참 좋은 세상입니다.

  6. 경제론이 돈 세는 일만을 배우는 건 아닐텐데 말이지요.. 2008/08/02 09: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막스의 경제론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막스의 사회주의는 근대 사회, 즉 structuralism의 기본골격을 이룬 개념으로 알고 있는데요. 지금에 와서 modernism을 대변하는 구조주의를 말하는 게 좀 뻘짓같지만, 근현대의 사회, 문화 구조를 이해하는 데는 가장 밑바탕이 되는 학문입니다. 현대 심리학의 근본을 이해하기 위해 Freud를 공부하시는 거처럼요.
    요즘 교육쪽에서도 중시하는 Critical thinking 이라는 생각의 방법론 또한 막시즘에서 나온걸로 알고 있어요. 외국대학 교육이 우리나라 교육보다 낫다고 하는게, 이 비평론적인 관점을 학생들에게 키우기 때문인데, 우린 그냥 영어만 배우면 되길 바라면서 자녀들을 유학 보내시지요. 학문의 중요성이 그냥 무시되는 거 같아 가슴이 답답합니다.

  7. 카푸치노 2008/08/02 09: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경제학이 단순히 숫자나 실물경제의 논리로 파악될수 있는 거라면 굳이 경재학과라는 과를 만들어 공부할 필요가 있을까요? 경제라는 개념은 인간의 사상속에 포함된 화폐의 사용 및 이동경로입니다..과연 경제를 한두가지의 사상만 가지고 설명할수 있을까요?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이란 곳에서 어찌 저런 편협한 사고가 팽배할수 있죠? 정말 할말이 없네요..세계 유수의 대학에서 맑스 경제학을 경제학부 최고의 가치로 삼고 연구에 매진하는 거와 비교하면 서울대는 지금 뒷걸음질을 치고 있네요..계속 그렇게 해보세요..평생 서울대는 우물안 개구리 대학이 되고 말겁니다..하긴 그곳에 있는 교수진 및 연구진들의 수준은 참 말하기도 민망한 수준이니 내가 너무 과한 기대를 하는 것일수도 있겠네요..

  8. 붉은낙타 2008/08/02 11: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획일화 되어가는 우리 현실을 보는 것 같아서 마음이 씁쓸하네요.
    학문의 장이라기 보다는 이미 취업 캠프로 전락해 버린 대학의 현실만큼이나
    마음을 찌르는 글입니다. 잘 보고 갑니다.

  9. 2008/08/02 11: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떤 문제점에 대한 비판적 시각 없이 어떻게 대안이나 진보, 발전이 있을 수 있는 것인지... 어쩌면 역설적으로 자본주의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사상이 있었기에, 아직 자본주의가 '멸'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세상의 이치이니까요. 결국 부풀어오르기만 하는 것의 끝은, 우리가 더 잘 알고 있습니다. 김수행 선생님의 외로운 모습이, 너무 가슴 아픕니다.

  10. 코스톨라니 2008/08/02 14: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창조적 사고를 위해서 우선이 되어야 할것이 교육의 다양성이 아닐까 합니다.
    최고의 대학이라는 서울대 마저 교육의 다양성이 아닌 효율만을 우선으로 두는것을 보니 앞으로의 대학마저 최상위 학원화 대는것 같아 무서운 생각마저 드는군요.
    이제 깊이와 다양화를 포기하고 효율적이며 자본에 보다 접근하는 대학교육으로 거듭나지 않을까 우려되는군요. 잘 읽고 갑니다.

  11. ㅉㅉㅉㅉ 2008/08/27 01: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연히 지나가다 글보고 남깁니다. 서울대학교 맑스 경제학강의에 수요가 없다는구요? 많이 수강신청하는데.. 인기있는 강좌만 비치한다면 대학이 아니라 지식 백화점이라 불려야 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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