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실명제는 필요하다.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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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선임부터 이런 저런 일들과 관련하여 언론장악이라는 논란이 있어서 그렇지 근본적으로 인터넷에 대한 규제는 필요하다. 동시에 표현의 자유와 책임, 그리고 저작권에 대한 명확한 규정도 확립되어야 한다. 그러나 사이버 모욕죄 도입이라는 삽질 덕분에 그러한 세상은 한층 더 늦어지게 되었다.
직접 당해보니 파워를 느꼈는지 정부에서 '사이버 모욕죄'라는 것을 신설하여 깨끗하고 선진화된 인터넷 문화를 정착시키시겠단다. 그런데 자세한 내용을 들여다보면 조금 이상하다. 이번 사이버 모욕죄 입법안을 언급하면서 하는 말이, 인터넷에서 악의적으로 허위정보를 유포해 공익과 사회질서를 해하는 행위를 처벌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응? 그게 모욕죄인가? 저건 허위사실 유포죄에 해당하는 것이며, 그 방법이 인터넷을 통한 것이든 아니든 피해와 범죄규모에 따라 처벌하면 그만이다. 모욕죄는 다른사람에 대해 경멸하는 의사를 공공연히 표시함으로써 성립되는 범죄를 말하며, 역시나 인터넷을 통해 저지르더라도 자료화면 캡쳐와 IP추적을 통해 처벌이 가능하다.
그럼, 대체 뭘 새로 법을 만들어서 처벌하겠다는 것인가. 그렇다. 대통령도 믿는 미국소의 '광우병 괴담'을 퍼뜨리는 인터넷 선동세력의 뿌리를 뽑아 정부 정책에 태클이 걸리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정작 악플을 통한 자살사건 등이 연이어 나올 때는 가만히 있다가, 본인들에게 피해가 가니까 전광석화와 같은 속도로 법을 만들겠다니. 국회의원이 '법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알게 되었다. 국민 투표로 얻은 입법권을 자기들만의 이익을 위해 쓸 바에야, 지네 끼리만 자알 지키고 국회 밖으로 안나왔으면 좋겠다. 수능 출제위원처럼 4년동안 바깥과의 출입을 금하게 하면 어떨까. 조용히 잠 좀 자게.
더군다나 포털을 압박하면서 반의사불벌죄 형태로 제정을 한다고 한다. 반의사불벌죄는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서는 처벌할 수 없는 범죄'를 말하는데, 기존에 친고죄가 '피해자가 고소하지 않으면 공소 제기가 되지 않는' 것에 비해 한 단계 강력한 차원이다. 자, 여기서 잘 생각해보자. 사이버 모욕죄 도입시 어떻게 처벌과정이 흘러갈지를.
정치인에 대한 약점이 될 자료등과 함께 강도 높은 비판글을 올린다 -> 사이버수사대가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것을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체크한다 -> 포털에 통보하여 자진삭제 시키고 해당 업로더는 고소된다 -> (해당 정치인이 제발 처벌하지 말라고 부탁하지 않는 이상) 벌금형이나 실형 등의 처벌을 받게 된다.
말만 들어선 인터넷 공간의 모욕죄에 대한 가중처벌을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보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마치 국가보안법같은 성격을 띄고 있다. 개개인에 대한 모욕죄까지 그렇게 잘 찾아서 신고해줄진 모르겠지만, 친정부 인사들에 대한 '사이버 모욕죄 위반' 게시물에 대해선 민중의 지팡이(?)인 경찰이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싹 수거해 줄 것은 분명하다. 부메랑 물어오는 강아지처럼 말이다. 이를 통해 반의사불벌죄라는 미명아래 '한나라당 누구누구가 네티즌 고소' 이런 손가락질을 무릅쓰지 않고도 일을 처리해버릴 수 있는 것이다. 나중에 인터뷰라도 하면 '의원실에서 해서 모른다' 라는 말로 발뺌하겠지. 애초에 지금 시점에 이러한 이야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언론 장악의 의도로밖에 생각될 수 밖에 없고, 그 방법도 위에 언급한 것처럼 자기네들 논에 물 대기 격이다. 웃긴 것은 과연 인터넷을 원하는대로 통제할 수 있겠느냐다. 해외에 서버를 둔 사이트의 이용에 대해선 어떻게 대처할 것이며, 만약 P2P형태의 서비스로 그러한 소통이 원활하게 일어난다면 또 누구에게 삭제요청을 할 것인가.
또한 법 제정을 할려면 모든 표현에 사용가능한지 여부를 표시해야 할 듯 싶다. 워싱턴 포스트에서 이명박을 부시의 애완견(lab dog)으로 표현한 것은 언론의 자유라 조치할 필요가 없다고 했는데, 쥐박이 같은 악성 댓글은 처벌해야 한다고 했으니 말이다. 아무리 삽질을 해도 파묻을 보따리는 늘어만 갈테니, 팔 좀 아프게 생겼다.
물론 실명제를 하면 정말로 악성 댓글이 감소되고 인터넷 범죄가 감소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 인터넷 실명제는 오히려 '사이버 모욕죄' 라는 아전인수 프로젝트에 물을 대주는 강력한 펌프일 뿐이다. 실명제를 통해 인터넷 문화를 개선한다기보다는 수사의 편의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목적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실명확인 시스템은 인터넷 이용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고 발전보다는 산업의 후퇴에 영향을 줄 것이다.
사이버 모욕죄를 할거면 정치인은 제외해야 한다. 연예인 사진에 초상권 침해를 적용하지 않는 것처럼 정치인에 대한 비판에도 모욕죄를 적용하여서는 안된다. 정 아니꼬우면 미니홈피 방명록에 욕설을 남기는 행위 등에 대해서만 친고죄로 고소하도록 하던가. 풍자와 모욕의 경계도 모호한 것이라, 정부 편인 재판부가 '심각한 수준' 이라는 멋대로의 기준으로 판결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법이 도입되면 본보기로 한 방 먹일 필요가 있다. 여기 좋은 사례가 있는데, 사이버 모욕죄의 첫 처벌사례로 하기엔 딱인 것 같다. 이것부터 따끔하게 처벌해서 '악의적으로 허위 정보를 유포해 공익과 사회질서를 해하는' 행위를 처단하고자 하는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어떨까. 어쨌는지 저쨌는지는 밝혀져 봐야 알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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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Ubuntu Linux | 자본주의 최고권력은 불매운동 2008/09/22 15:33 delete사이버 모욕죄의 '엄정한 법 집행' 땐 조중동은 없다!
Tracked from nooegoch 2008/10/04 21:47 delete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면서 동시에 악플을 줄이는 더 나은 방법이 분명 있을 것입니다. 아니, 그보다 우선 왜 악플이 심하고 많은지에 대해 근본적으로 생각해 보는 것이 우선 아닐까요?
최진실법이 오래전에 만들어졌어야 했다는 황당한 글을 본 적이 있는데, 오래전에 만들어졌어야 하는게 정말 지당한 말이면서 반대로 지금은 때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지들 좋으려고 하는 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