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박지향
손에 손 잡고 숨어든 길
미로 찾기 하듯 돌아 들어가면
그 곳에 기다림이 있다
비바랜 그늘 그 곳은
초쵀한 그리움이다
모퉁이 돌아서다 바람 마주치고
바람 따라 세월 마주친다
삶의 파란 기억들이 기다랗게
누워있는 그 길은
침묵시위 하듯 고요하다가도
때로는
장터처럼 요란하다
황혼이 짙어질 무렵
할머니 손길 같은 그 길을 가면
꾸깃꾸깃 던져 놓았던
웃음이 있다
한없는 설레임이다
그곳은 거두지 못한 시간들을
팽팽하게 매어놓고
발아래 짓눌린 울음을
칭칭 감아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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