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구시를 아십니까

2008/05/08 18:07

#1
1만 오천원 이상 주문시 배달 가능
(배달 기사 4명 항시 대기)
-(주)가야쇼핑-

#2
아이고 사모님, 일 시작한 지도 얼마 안 돼가 와 그만둘라 하십니까
인자 겨우 세 달 해놓고 그만 두면 이 그릇 이거는 다 우짭니까
아, 그래, 반품이 되는 가베예, 그래도 다행이네
내가 쫌 팔아 주야 될 낀데, 돈이 없어가 큰일이다 큰일

#3
와, 이거 밥 그릇 하나씩 사 가믄 되지
이거는 소구시로 써도 되는깁니까, 쫌 작은데
와, 소구시 모르나 소구시, 소 밥통
그래, 그 여물통 말이다, 소구시

#4
아따 참 그 쫌 알아서 알아듣지
우리가 소 아이가 소, 달구지나 끌고
하루종일 달구지 끌고 다니는데
소구시라도 좋은 거 함 써보자 이거 아이가

#5
지게꾼도 밥을 묵어야 짐을 질낀데
우리같은 소들이야 말할 끼나 있나 어데
아 그래, 이거 소구시 되능교 안 되능교
아따 참, 좋은 그릇에 밥 한 묵기도 힘드네 이거

#
아버지가 나 어릴 적에, 공부 안 하면 저리 된다고 으름장을 놓던
역전 지게꾼(사실 역전에 지게꾼은 이미 없는 시대였지만)들이
나의 앞에서 밥그릇 하나 마음놓고 못 사는 자기네 반백년을 한하며
자신의 자식들이 돈 벌며 대학 다니는 이야기를 합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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