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퐁과 라디오스타, '영웅'의 과정!

빼꼬, 넌 히어로를 믿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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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빼꼬와 스마일은 늘 붙어 다닌다. 어린 시절, 친구들에게 따돌림 당하던 스마일 옆엔 늘 밝고 용감했던 친구 빼꼬가 있었다. 스마일은 절대 웃는 법이 없다. (스마일은 웃지 않아서 붙여진 쯔키모토의 별명이다) 얼굴은 늘 무표정이고, 말도 거의 하지 않는 편이다. 그런 스마일에게 빼꼬는 어린 시절, 친구라는 이름으로 곁에 있어준 유일한 존재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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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그가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어디든지 상관 없이 나타나서 도와줬던
빼꼬는 스마일에겐 사실 작은 영웅이나 다름 없다.

   탁       탁   .

 적막을 깨고 울려 퍼지는 맑고 경쾌한 대화.
그들은 탁구를 치면서 함께 호흡을 맞춰 움직이는 법과 유쾌하고 너그럽게 소통하는 법을 배워간다.

 시간이 흘러 여전히 고등학생이 된 그들은 여전히 아무 말 없이 탁구를 친다. 스마일은 어느새 빼꼬를 능가할 만한 탁구 실력을 갖게 됐으면서도 빼꼬를 이겨 본 적도, 이겨보려고 노력 해 본 적도 없다. 단지, “이 별에서 탁구로 1등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빼꼬와 “탁구 같은 건 죽을 때까지 재미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던 스마일의 끝나지 않는 대화가 있을 뿐이다.

 하지만 스마일은 그가 탁구로 빼꼬를 대했던 방식, 즉 빼꼬에게 베풀어 왔던 거짓의 ‘승리’들이 빼꼬를 영원한 영웅으로 남게 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 시간, 빼꼬 역시 스마일이 자신보다 월등히 뛰어난 탁구실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깊은 좌절과 방황에 휩싸인다. 아마도 빼꼬에겐 자신이 최고가 아니라는 현실을 알게 된 것보다, 그를 늘 최고라고 인정해 주던 친구의 영웅이 자신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것이 더 큰 두려움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하지만 그 긴 어둠 속에서 빼꼬는 연습실에 걸려 있던 한 장의 낡은 사진 속에서 그가 다시 일어서야만 하는 이유를 깨닫는다. 사진 속엔 우승컵을 들고 있는 어린 빼꼬의 모습과 그런 그를 보며 해맑게 웃고 있는 스마일의 모습이 보인다.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고 있던 스마일의 유일한 웃음을 빼꼬는 기억해 낸 것이다. 결국, 그는 자신을 늘 영웅이라 믿고 기다려 주었던 친구 스마일을 위해, 다시 라켓을 잡는다.

 늘 자신을 최고라 말해주었던 스마일을 위해, 빼꼬는 절대 멈출 수가 없다.
 “스마일이 부르고 있어요. 녀석은 벌써 오래 전에 날 기다리고 있었어. 오랫동안 나를 믿고 있어요. 알고 있었지만 모르는 척 했어요. 겁먹고 억지로 못 듣는 척 했어요. 하지만 녀석은 나를 기다리고 있어요.”

준결승전에서  힘겨운 싸움을 계속하면서도, 빼꼬는 스마일의 낮은 목소리를 듣는다. 
 “빼꼬라면 즐길 수 있을거야.”  

 마치, 10년 전 낡은 사진 속의 아이들이 서로 약속이나 한 것처럼 둘은 정상에서 만난다. 그렇게 스마일의 작은 영웅, 빼꼬는 변함 없이 그의 곁으로 왔다.
 “선생님은 히어로를 믿나요? 위험할 때 반드시 나타나서 내가 아주 깊은 곳에 갇혀 있어도… 도와주는 게... 히어로죠. 그 친구가 돌아왔어요.”
     

"자기 혼자 빛나는 별은 없어. 별은 다 빛을 받아서 반사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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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곤은 왕년에 잘 나가던 슈퍼스타였다. 명곡 <비와 당신>으로 88년 전설의 가수왕을 차지 했던 그였지만 지금은 그저 왕년에 좀 잘 나갔던 가수 '최곤'으로만 기억될 뿐이다. 하지만 아직도 자신이 ‘최고의 가수왕’이라고 자신하는 곤은 시시하고, 별 볼 일 없는 스케줄만 잡아오는 매니저 민수에게 맨날 화를 내고, 능력 없는 매니저라 윽박지른다. 하지만 곤은 어쩔 수 없이 한적한 시골 마을 ‘영월’에서 라디오 DJ을 맡게 된다. 처음엔, 불만에 가득 차 건성건성 라디오를 진행해 나가지만, 오후의 희망곡은 어느 샌가 영월 사람들의 푸근한 고민상담소로 자리잡아간다. 곤의 화려했던 가수왕 시절부터, 모두에게 과거의 스타로만 기억되고 있는 지금까지, 그의 곁엔 언제나 매니저 민수가 있었다. 민수의 말처럼, 세상에 자기 혼자 빛 나는 별은 없다. 곤이 민수에게 언제나 최고의 스타였던 것처럼, 곤에게 민수는 자신이 늘 빛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빛과 같다.

 사람은 스스로를 최고라고 믿어주는 사람 곁에서 더욱 당당해지고, 용기를 얻는다. 곤이도 그랬고, 빼꼬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들 스스로가 자신을 보다 멀리서 바라 볼 수 있게 된 순간이 찾아왔을 때, ‘영웅’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하지만, 그 순간의 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데 걸리는 시간과 고통 속에서도, 그들이 결국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이유는, 그들을 항상 최고라고 믿어 주었던 사람이 곁에 있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종종 자기 자신보다, 자신을 믿고 기다려주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더 큰 용기를 얻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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