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9/06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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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오이 유우가 나오는 코미디'라는 정도로만 알고 봤는데 오랜만에 뿌듯한 영화 감상의 기쁨을 안겨주는 작품이었습니다. 한 달 전에 <다크 나이트>(2008)를 본 이후로 가장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작품이네요. 먼저 보았던 <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로커>(2007)가 그다지 썩 마음에 들지 않았던 탓인지 <콰이어트 룸에서 만나요>를 보면서는 상대적으로 더 큰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2006)보다 좀 더 낫고, 그러나 <녹차의 맛>(2004)의 수준까지는 살짝 미치지 못하는 정도의 영화라고 하고 싶습니다. 아무튼 <콰이어트 룸에서 만나요>는 수준 높은 만듬새와 독특한 취향의 재미가 골고루 배합된 일본 상업영화의 저력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는 작품이었습니다.
<콰이어트 룸에서 만나요>는 영화 초반 프리랜서 작가인 주인공 사쿠라 아스카(우치다 유키)가 여성 전용 정신병원의 '콰이어트 룸'에서 의식을 되찾는 장면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4차원 캐릭터들의 향연을 펼쳐보입니다. 알콜과 수면제 과다 복용으로 이틀 만에 정신을 차리게 된 사쿠라는 자살 시도의 재발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원치 않게 정신 병원에 갇히는 신세가 된 것인데 하루라도 빨리 병원에서 벗어나 하던 일을 마치고자 하지만 담당 의사가 불의의 사고(?)를 당하고, 새로운 담당의는 해외 출장에서 돌아오기를 기다려야만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원치않게 며칠 간 정신 병원 안에 머물게 된다는 설정입니다. 병원 안에 있는 동안 사쿠라는 자연스럽게 간호사들과 다양한 동료 환자들을 만나게 되는데 다른 환자들과 달리 사쿠라는 애초에 정신 병원에 있을 필요가 없었던 정상인이었기에 마침내 병원 내 갈등 상황에서도 당당한 승리자가 되기도 됩니다. 그러나 영화는 결국 사쿠라가 정신 병원으로 올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밝히며 대반전에 성공합니다.

전반적으로 밝고 코믹한 분위기의 영화이면서도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과 가장 먼저 비교가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미모의 여자 주인공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으면서 결국 세상살이를 통해 그녀들이 받아야 했던 상처에 집중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콰이어트 룸에서 만나요>의 경우 사쿠라 스스로가 자기 삶에 대한 자각과 반성을 하게 된다는 점에서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의 일방적인 신파와는 차이점을 갖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녹차의 맛>은 전혀 다른 내용의 영화이긴 하지만 <신세기 에반게리온>(1995) 시리즈의 아버지, 안노 히데아키 감독이 배우로 출연하고 있다는 점에서 연관성을 갖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쿠라의 전 남편으로 출연한 인물은 츠카모토 신야 감독입니다. 사쿠라의 동거남 텟짱 역의 쿠도 칸쿠로 역시 배우이기 이전에 뛰어난 시나리오 작가이며 감독으로도 데뷔한 인물이더군요. <콰이어트 룸에서 만나요>를 연출한 마츠오 스즈키 또한 2004년 감독 데뷔 이전부터 배우와 각본가로도 활동해 왔으니, 이 영화야 말로 일본 영화계의 멀티 플레이어들이 의기투합해서 만들어낸 영화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국내 관객들에게도 무척 낯익은 주연급 배우들인 아오이 유우와 츠마부키 사토시가 조연과 단역으로 출연하고 있면서도 기존 작품에서의 이미지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도 무척 재미가 있습니다. 아오이 유우는 병원 내 거식증 환자들 가운데 하나인 미키를 연기했는데 이 영화를 위해 일부러 체중 감량까지 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통통하던 볼살이 쏙 빠져서 그 동글동글하던 얼굴에 각이 생길 지경이더군요. 의상과 메이크업 뿐만 아니라 목소리 연기 자체도 기존에 '아오이 유우가 출연하는 영화'에서 볼 수 있었던 이미지와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일본 영화계 뿐만 아니라 일본 남성 전체를 대표한다고까지 할 수 있는 꽃미남 츠마부키 사토시는 정말 저 사람이 그 배우가 맞는 것인지 알아보기가 힘들 정도로 완전히 망가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단순히 일자 눈썹을 하고 나오는 것 뿐만 아니라 거의 영구 수준의 표정과 몸 개그를 보여주고 있어서 기왕 망가지는 거 확실하게 망가져보자고 각오를 아주 단단히 하고 나온 듯 합니다.

그외 다른 작품들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많은 조연진들로 채워진 작품입니다만 <콰이어트 룸에서 만나요>를 이끌어가는 것은 역시 영화 첫 장면에서부터 마지막 엔딩까지 거의 모든 컷에 등장하고 있는 주인공 사쿠라 아스키 역의 우치다 유키라고 하겠습니다. 워낙에 잘 짜여진 각본인데다가 연출도 아주 잘된 작품입니다만 이처럼 막대한 비중을 가진 여주인공이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지 못한다면 이처럼 성공적이기는 힘들었으리란 생각이 드는데요, 그런 점에서 우치다 유키의 캐스팅은 <콰이어트 룸에서 만나요>의 성공 비결들 가운데 하나인 것이 분명합니다. 1995년판 <꽃보다 남자>에 주연으로 출연하기도 했지만 국내에는 지금까지 알려질 기회를 거의 갖지 못했던 것 같은데 그동안 어디 계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나마 만나뵙게 되어서 무척 반갑다고 전해주고 싶은 배우입니다. <콰이어트 룸에서 만나요>는 갑작스레 정신 병원에 갇히게 되어 억울한 주인공의 심정을 따라가다가 그 자신도 모르고 있었던 진실을 알게 되면서 함께 삶의 비애를 느끼게 되는 것이 핵심인데 우치다 유키의 캐스팅은 그것을 가능케 하는 열쇠였다고 하겠습니다.
언듯 박찬욱 감독의 <싸이보그지만 괜찮아>(2006)를 연상케하는 코믹한 정신 병동의 분위기로 가다가 간호사들과의 갈등 상황에서는 잠시 밀로스 퍼먼 감독, 잭 니콜슨 주연의 걸작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1975) 쪽으로 빠지는 건가 싶기도 하지만, 결국 반전을 통해 <처음 만나는 자유>(1999)와 같은 여성 드라마 또는 성장 드라마로 자리를 잡게 되는 작품이 <콰이어트 룸에서 만나요>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에 대한 이해나 공감의 정도, 주연 배우에 대한 호불호는 관객 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겠습니다만 독특한 유머 코드나 전반적인 만듬새에 있어서는 최근에 극장 개봉작들 가운데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수준작입니다. 나중에 DVD나 케이블 TV에서 보게 되면 '이걸 극장에서 못봤다니 무척 아쉽다'고 하게 될만한 딱 그런 작품입니다. 콰이어트 룸으로 어서 가서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콰이어트 룸에서 만나요>는 영화 초반 프리랜서 작가인 주인공 사쿠라 아스카(우치다 유키)가 여성 전용 정신병원의 '콰이어트 룸'에서 의식을 되찾는 장면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4차원 캐릭터들의 향연을 펼쳐보입니다. 알콜과 수면제 과다 복용으로 이틀 만에 정신을 차리게 된 사쿠라는 자살 시도의 재발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원치 않게 정신 병원에 갇히는 신세가 된 것인데 하루라도 빨리 병원에서 벗어나 하던 일을 마치고자 하지만 담당 의사가 불의의 사고(?)를 당하고, 새로운 담당의는 해외 출장에서 돌아오기를 기다려야만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원치않게 며칠 간 정신 병원 안에 머물게 된다는 설정입니다. 병원 안에 있는 동안 사쿠라는 자연스럽게 간호사들과 다양한 동료 환자들을 만나게 되는데 다른 환자들과 달리 사쿠라는 애초에 정신 병원에 있을 필요가 없었던 정상인이었기에 마침내 병원 내 갈등 상황에서도 당당한 승리자가 되기도 됩니다. 그러나 영화는 결국 사쿠라가 정신 병원으로 올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밝히며 대반전에 성공합니다.
전반적으로 밝고 코믹한 분위기의 영화이면서도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과 가장 먼저 비교가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미모의 여자 주인공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으면서 결국 세상살이를 통해 그녀들이 받아야 했던 상처에 집중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콰이어트 룸에서 만나요>의 경우 사쿠라 스스로가 자기 삶에 대한 자각과 반성을 하게 된다는 점에서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의 일방적인 신파와는 차이점을 갖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녹차의 맛>은 전혀 다른 내용의 영화이긴 하지만 <신세기 에반게리온>(1995) 시리즈의 아버지, 안노 히데아키 감독이 배우로 출연하고 있다는 점에서 연관성을 갖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쿠라의 전 남편으로 출연한 인물은 츠카모토 신야 감독입니다. 사쿠라의 동거남 텟짱 역의 쿠도 칸쿠로 역시 배우이기 이전에 뛰어난 시나리오 작가이며 감독으로도 데뷔한 인물이더군요. <콰이어트 룸에서 만나요>를 연출한 마츠오 스즈키 또한 2004년 감독 데뷔 이전부터 배우와 각본가로도 활동해 왔으니, 이 영화야 말로 일본 영화계의 멀티 플레이어들이 의기투합해서 만들어낸 영화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국내 관객들에게도 무척 낯익은 주연급 배우들인 아오이 유우와 츠마부키 사토시가 조연과 단역으로 출연하고 있면서도 기존 작품에서의 이미지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도 무척 재미가 있습니다. 아오이 유우는 병원 내 거식증 환자들 가운데 하나인 미키를 연기했는데 이 영화를 위해 일부러 체중 감량까지 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통통하던 볼살이 쏙 빠져서 그 동글동글하던 얼굴에 각이 생길 지경이더군요. 의상과 메이크업 뿐만 아니라 목소리 연기 자체도 기존에 '아오이 유우가 출연하는 영화'에서 볼 수 있었던 이미지와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일본 영화계 뿐만 아니라 일본 남성 전체를 대표한다고까지 할 수 있는 꽃미남 츠마부키 사토시는 정말 저 사람이 그 배우가 맞는 것인지 알아보기가 힘들 정도로 완전히 망가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단순히 일자 눈썹을 하고 나오는 것 뿐만 아니라 거의 영구 수준의 표정과 몸 개그를 보여주고 있어서 기왕 망가지는 거 확실하게 망가져보자고 각오를 아주 단단히 하고 나온 듯 합니다.
그외 다른 작품들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많은 조연진들로 채워진 작품입니다만 <콰이어트 룸에서 만나요>를 이끌어가는 것은 역시 영화 첫 장면에서부터 마지막 엔딩까지 거의 모든 컷에 등장하고 있는 주인공 사쿠라 아스키 역의 우치다 유키라고 하겠습니다. 워낙에 잘 짜여진 각본인데다가 연출도 아주 잘된 작품입니다만 이처럼 막대한 비중을 가진 여주인공이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지 못한다면 이처럼 성공적이기는 힘들었으리란 생각이 드는데요, 그런 점에서 우치다 유키의 캐스팅은 <콰이어트 룸에서 만나요>의 성공 비결들 가운데 하나인 것이 분명합니다. 1995년판 <꽃보다 남자>에 주연으로 출연하기도 했지만 국내에는 지금까지 알려질 기회를 거의 갖지 못했던 것 같은데 그동안 어디 계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나마 만나뵙게 되어서 무척 반갑다고 전해주고 싶은 배우입니다. <콰이어트 룸에서 만나요>는 갑작스레 정신 병원에 갇히게 되어 억울한 주인공의 심정을 따라가다가 그 자신도 모르고 있었던 진실을 알게 되면서 함께 삶의 비애를 느끼게 되는 것이 핵심인데 우치다 유키의 캐스팅은 그것을 가능케 하는 열쇠였다고 하겠습니다.
언듯 박찬욱 감독의 <싸이보그지만 괜찮아>(2006)를 연상케하는 코믹한 정신 병동의 분위기로 가다가 간호사들과의 갈등 상황에서는 잠시 밀로스 퍼먼 감독, 잭 니콜슨 주연의 걸작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1975) 쪽으로 빠지는 건가 싶기도 하지만, 결국 반전을 통해 <처음 만나는 자유>(1999)와 같은 여성 드라마 또는 성장 드라마로 자리를 잡게 되는 작품이 <콰이어트 룸에서 만나요>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에 대한 이해나 공감의 정도, 주연 배우에 대한 호불호는 관객 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겠습니다만 독특한 유머 코드나 전반적인 만듬새에 있어서는 최근에 극장 개봉작들 가운데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수준작입니다. 나중에 DVD나 케이블 TV에서 보게 되면 '이걸 극장에서 못봤다니 무척 아쉽다'고 하게 될만한 딱 그런 작품입니다. 콰이어트 룸으로 어서 가서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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