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엄마를 부탁해>로 신경숙 작가님을 만나는 자리에 다녀왔다. 강연회라고 하기도 그렇고, 낭독회라고 하기도 그렇고, 신작을 가지고 독자들과 만나는 자리였단, 표현이 딱 적당한 자리였다. 백가흠 작가도 함께였는데, 무척 목소리가 좋으셨다는. 1시간동안 이야기하는 자리였는데, 그 시간이 정말 후다닥 가버렸다. 작가님이 이제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데,라고 하셨을 때 자리가 파했다.
무슨 얘기를 하셨더라. <깊은 슬픔>이 94년에 출간되었으니 벌써 20년도 더 된 일이라며, 다음 작품으로 아름다운 연애소설을 한 편 써 볼까하는 생각을 어젯밤에 했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소설가는 늘 소설을 구상하고, 죽이고, 또 구상하는 것이라며, 살아남는 것만이 소설로 태어난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엄마를 부탁해>의 엄마는 자신의 엄마이기도 하고, 여러분의 엄마이기도 하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나는 폭신폭신한 극장 의자에 앉아서, 작가님 얼굴이 아주 잘 보이는 가까운 자리에 앉아서, 내가 읽었던 그녀의 소설들을 생각했다. 가장 좋아하는 <외딴방>. 그 소설을 읽으며 울었던 기억. 부석사가 등장했던 단편도 기억이 났고, <리진>도 생각났다. 차마 다 읽지 못하고 남에게 줘버린 <바이올렛>도 생각났다. 그리고 <깊은 슬픔>. 완과 세와 은서. 겨울이 가기 전에 다시 읽어봐야겠다,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 읽고 있는 <엄마를 부탁해>도. 이제 반 정도 남았다. 이 소설때문에 매일 아침 훌쩍거렸다. 이 소설은 작가가 되기도 전에 구상했던 아주 오래된 소설이라는 이야기를 하셨다. 자신에게 많은 것을 하게끔 해준 엄마를 위한 소설이라고.
그리고 낭독한 부분. 작가님은 딸의 입장에서 쓴 1부보다, 첫 아들의 입장에서 쓴 2부가 훨씬 집필할 적에 집중력도 좋았고, 잘 쓰여졌다고 했다. 역시 그 2부에서 고른 부분이다. 나도, 나도 정말 좋아하는 부분이다. 이 부분 읽으면서 눈물이 왈칵 쏟아져 혼났었다.
스무살의 그에게 졸업증명서를 가져다주려고 무작정 서울행 기차를 타고 온 엄마와 이불을 덮고 나란히 누워 잔 그 숙직실. 그가 엄마와 그렇게 나란히 누워본 것은 그때가 마지막이었을 것이다. 거리를 향해 난 바람벽으로 찬바람이 쿨렁쿨렁 새어들어왔다. 나는 벽 쪽에 누워야 잠이 잘 온다, 엄마가 일어나더니 그와 자리를 바꿨다. 바람 들어오는데...... 그가 일어나 벽 쪽으로 가방과 책을 쌓아올렸다. 벗어놓은 옷가지로 쌓아올렸다. 괜찮다니까 그러는구나, 엄마가 그의 손을 잡아끌었다. 어서 자라, 낼 또 일해야 할 턴디.
- 서울 처음 오니 어떠세요?
숙직실 천장을 보고 나란히 누워 그가 묻자 별것 아니구나, 엄마가 웃었다.
- 너는 내가 낳은 첫애 아니냐. 니가 나한티 처음 해보게 한 것이 어디 이뿐이간? 너의 모든 게 나한티는 새세상인디. 너는 내게 뭐든 처음 해보게 했잖어. 배가 그리 부른 것도 처음이었구 젖도 처음 불려봤구. 너를 낳았을 때 내 나이가 꼭 지금 너였다. 눈도 안 뜨고 땀에 젖은 붉은 네 얼굴을 첨 봤을 적에...... 넘들은 첫애 낳구선 다들 놀랍구 기뻤다던디 난 슬펐던 것 같어. 이 갓난애를 내가 낳았나...... 이제 어째야 하나...... 왈칵 두렵기도 해서 첨엔 고물고물한 네 손가락을 제대로 만져보지도 못했어야. 그렇게나 작은 손을 어찌나 꼭 쥐고 있던지. 하나하나 펴 주면 방싯방싯 웃는 것이...... 하두 작아 자꾸 만지면 없어질 것두 같구. 내가 뭘 알았어야 말이지. 열일곱에 시집와 열아홉이 되도록 애가 안 들어서니 니 고모가 애도 못 낳을 모양이라 해쌓서 널 가진 걸 알았을 때 맨 텀에 든 생각이 이제 니 고모한티 그 소리 안 들어도 되네, 그게 젤 좋았다니깐. 난중엔 나날이 니 손가락이 커지고 발가락이 커지는디 참 기뻤어야. 고단헐 때면 방으로 들어가서 누워 있는 니 작은 손가락을 펼쳐보곤 했어. 발가락도 맨져보고, 그러구 나면 힘이 나곤 했어. 신발을 처음 신길 때 정말 신바람이 났었다. 니가 아장아장 걸어서 나한티 올 땐 어찌나 웃음이 터지는지 금은보화를 내 앞에 쏟아놔도 그같이 웃진 않았을 게다. 학교 보낼 때는 또 어땠게? 네 이름표를 손수건이랑 함께 니 가슴에 달아주는데 왜 내가 의젓해지는 기분이었는지. 니 종아리 굵어지는 거 보는 재미를 어디다 비교하겄니. 어서어서 자라라 내 새끼야, 매일 노랠 불렀네. 그러다 언제 보니 이젠 나가 나보다 더 크더구나.
엄마는 그를 향해 등을 세우고 그의 머리카락을 쓸어주었다.
- 어서어서 자라라, 했음서도 막상 니가 나보다 더 커버리니까 니가 자식인데도 두렵데.
- .......
- 너는 다른 애덜 같지 않게 말이 필요없는 자식이었다. 뭐든 니가 알아서 했잖어. 얼굴은 이리 잘생기구 공부는 또 얼마나 잘했구. 자랑스러워서 난 지금도 가끔 니가 진짜 내 속에서 나왔나 신기하다니까...... 봐라, 너 아니믄 이 서울에 내가 언제 와보겄냐.
그는 엄마가 다시 이 도시를 찾아올 때 따뜻한 곳에서 잠잘 수 있도록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엄마를 추운 데서 잠들게 하지는 말아야겠다고. 얼마나 지났을까. 엄마가 형철아! 그의 이름을 나직이 불렀다. 잠에 떠밀린 그의 귓가에 엄마의 목소리가 아련히 들렸다. 엄마는 손을 뻗어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엄마는 일어나 앉아 잠든 그를 굽어보다 슬며시 손을 뻗어 그의 이마를 쓸어내렸다. 엄마가 미안하다. 엄마는 눈물을 닦기 위해 그의 이마에서 얼른 손을 거뒀지만 벌써 그의 얼굴엔 엄마의 눈물이 톡톡 떨어져 내렸다.
p.93-94
이 부분을 낭독하시는데, 작가님이 자꾸 피식 웃으셨다. 아니, 센 콧바람을 마이크 위로 자주 뱉어내셨다. 아니, 그건 사실, 가슴이 벅차고 눈물이 고여서 당황하신 거였다. 그래서 이 부분의 낭독이 참 좋았다. 나도 마찬가지로 눈 앞이 흐릿흐릿해졌으니까.
또 무슨 말을 나눴더라. 눈이 보이지 않는 이의 소설을 구상하고 있다고도 하셨고, 자신은 행복하라고 글을 쓴다고 하셨다. 언어영역에 작가님의 소설이 지문에 나왔다던 한 대학생 아이가 일어나서 작가님 소설을 읽으면 슬퍼져요,라고 했을 때였다. 어떤 계단에 저자며 제목이며 표지가 다 찢어진 책 한 권을 발견하고 처음 몇 장을 읽었을 때, 아, 이건 신경숙이 소설이구나, 생각할 수 있는 소설을 쓰고 싶다고 작가가 되었을 적부터 생각했다는 이야기. 거리감을 두기 위해 '너'라는 호칭을 썼는데, 읽는 이들이 모두 '나'로 바꿔서 읽는다는 이야기. (이건 정말 백번 천번 만번 동감) 백가흠 작가는 자신이 '엄마를 부탁해 효과'라 명명한 여운이 아주 오래가, 엄마 생각이 계속 나고, 그래서 엄마에게 전화를 걸기까지 했다는 이야기도 해주었다.
그리고 마지막 인사에 오늘이 무척 즐겁고, 행복했다고, 특히 자신에게 그랬다고. 다음 이 말이 정말 좋았다. 이제 많은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끝나네요. 하지만 우리에겐 책이 있으니까요. 책으로 다음 번에 다시 만나요. 아. 이런 이야기도 해주셨다. 얼마 전에 엄마와 보름동안 동거를 한 적이 있었다고. 사춘기 이후 처음으로 그렇게 오랜 시간을 엄마와 함께 보냈다고. 밤이면 엄마가 주무시나, 방을 들여다보면 늘 엄마는 주무시지 않고 계셨다고. 그러면 방으로 들어가 이불 속에 나란히 누워 아주 많은 이야기를 하셨다고. 주로 예전의 기억들에 대한 이야기였다고. 그러다 다퉈 등을 돌리고 씩씩대기도 했다고. 어느 날은 엄마가 작가님 품에서 엉엉 울기도 했다고. 그러면 작가님은 아주 행복해졌다고. 그건 친구, 애인에게서는 찾을 수 없는 행복감이었다고. 아주 완전한 행복을 느꼈던 순간이었다고. 이 이야기를 해주셨을 때, 좀 벅찼다. 알 수 있을 것 같아서. 그 완전한 행복의 느낌을.
자꾸만 <작가의 방>에 소개된 작가님의 서재가 생각이 났다. 길고 넓은 나무 책상, 두껍고 튼튼한 책장, 그 속의 책들, 무릎을 껴안은 조각상, 햇볕이 따스하게 들어오던 창가까지. 이번 주말엔 남은 부분을 다 읽어야지. <감자 먹는 사람들>을 선물로 받았다. 그래서 사인 받을 때 두 권을 내밀었다. <엄마를 부탁해>는 사인본이었는데, 사인이 되어있던 것 위에 내 이름을 예쁘게 적어주셨다. <감자 먹는 사람들>에도 똑같은 사인을 받았다. 꿈을 이루세요. 신경숙.
무슨 얘기를 하셨더라. <깊은 슬픔>이 94년에 출간되었으니 벌써 20년도 더 된 일이라며, 다음 작품으로 아름다운 연애소설을 한 편 써 볼까하는 생각을 어젯밤에 했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소설가는 늘 소설을 구상하고, 죽이고, 또 구상하는 것이라며, 살아남는 것만이 소설로 태어난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엄마를 부탁해>의 엄마는 자신의 엄마이기도 하고, 여러분의 엄마이기도 하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나는 폭신폭신한 극장 의자에 앉아서, 작가님 얼굴이 아주 잘 보이는 가까운 자리에 앉아서, 내가 읽었던 그녀의 소설들을 생각했다. 가장 좋아하는 <외딴방>. 그 소설을 읽으며 울었던 기억. 부석사가 등장했던 단편도 기억이 났고, <리진>도 생각났다. 차마 다 읽지 못하고 남에게 줘버린 <바이올렛>도 생각났다. 그리고 <깊은 슬픔>. 완과 세와 은서. 겨울이 가기 전에 다시 읽어봐야겠다,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 읽고 있는 <엄마를 부탁해>도. 이제 반 정도 남았다. 이 소설때문에 매일 아침 훌쩍거렸다. 이 소설은 작가가 되기도 전에 구상했던 아주 오래된 소설이라는 이야기를 하셨다. 자신에게 많은 것을 하게끔 해준 엄마를 위한 소설이라고.
그리고 낭독한 부분. 작가님은 딸의 입장에서 쓴 1부보다, 첫 아들의 입장에서 쓴 2부가 훨씬 집필할 적에 집중력도 좋았고, 잘 쓰여졌다고 했다. 역시 그 2부에서 고른 부분이다. 나도, 나도 정말 좋아하는 부분이다. 이 부분 읽으면서 눈물이 왈칵 쏟아져 혼났었다.
스무살의 그에게 졸업증명서를 가져다주려고 무작정 서울행 기차를 타고 온 엄마와 이불을 덮고 나란히 누워 잔 그 숙직실. 그가 엄마와 그렇게 나란히 누워본 것은 그때가 마지막이었을 것이다. 거리를 향해 난 바람벽으로 찬바람이 쿨렁쿨렁 새어들어왔다. 나는 벽 쪽에 누워야 잠이 잘 온다, 엄마가 일어나더니 그와 자리를 바꿨다. 바람 들어오는데...... 그가 일어나 벽 쪽으로 가방과 책을 쌓아올렸다. 벗어놓은 옷가지로 쌓아올렸다. 괜찮다니까 그러는구나, 엄마가 그의 손을 잡아끌었다. 어서 자라, 낼 또 일해야 할 턴디.
- 서울 처음 오니 어떠세요?
숙직실 천장을 보고 나란히 누워 그가 묻자 별것 아니구나, 엄마가 웃었다.
- 너는 내가 낳은 첫애 아니냐. 니가 나한티 처음 해보게 한 것이 어디 이뿐이간? 너의 모든 게 나한티는 새세상인디. 너는 내게 뭐든 처음 해보게 했잖어. 배가 그리 부른 것도 처음이었구 젖도 처음 불려봤구. 너를 낳았을 때 내 나이가 꼭 지금 너였다. 눈도 안 뜨고 땀에 젖은 붉은 네 얼굴을 첨 봤을 적에...... 넘들은 첫애 낳구선 다들 놀랍구 기뻤다던디 난 슬펐던 것 같어. 이 갓난애를 내가 낳았나...... 이제 어째야 하나...... 왈칵 두렵기도 해서 첨엔 고물고물한 네 손가락을 제대로 만져보지도 못했어야. 그렇게나 작은 손을 어찌나 꼭 쥐고 있던지. 하나하나 펴 주면 방싯방싯 웃는 것이...... 하두 작아 자꾸 만지면 없어질 것두 같구. 내가 뭘 알았어야 말이지. 열일곱에 시집와 열아홉이 되도록 애가 안 들어서니 니 고모가 애도 못 낳을 모양이라 해쌓서 널 가진 걸 알았을 때 맨 텀에 든 생각이 이제 니 고모한티 그 소리 안 들어도 되네, 그게 젤 좋았다니깐. 난중엔 나날이 니 손가락이 커지고 발가락이 커지는디 참 기뻤어야. 고단헐 때면 방으로 들어가서 누워 있는 니 작은 손가락을 펼쳐보곤 했어. 발가락도 맨져보고, 그러구 나면 힘이 나곤 했어. 신발을 처음 신길 때 정말 신바람이 났었다. 니가 아장아장 걸어서 나한티 올 땐 어찌나 웃음이 터지는지 금은보화를 내 앞에 쏟아놔도 그같이 웃진 않았을 게다. 학교 보낼 때는 또 어땠게? 네 이름표를 손수건이랑 함께 니 가슴에 달아주는데 왜 내가 의젓해지는 기분이었는지. 니 종아리 굵어지는 거 보는 재미를 어디다 비교하겄니. 어서어서 자라라 내 새끼야, 매일 노랠 불렀네. 그러다 언제 보니 이젠 나가 나보다 더 크더구나.
엄마는 그를 향해 등을 세우고 그의 머리카락을 쓸어주었다.
- 어서어서 자라라, 했음서도 막상 니가 나보다 더 커버리니까 니가 자식인데도 두렵데.
- .......
- 너는 다른 애덜 같지 않게 말이 필요없는 자식이었다. 뭐든 니가 알아서 했잖어. 얼굴은 이리 잘생기구 공부는 또 얼마나 잘했구. 자랑스러워서 난 지금도 가끔 니가 진짜 내 속에서 나왔나 신기하다니까...... 봐라, 너 아니믄 이 서울에 내가 언제 와보겄냐.
그는 엄마가 다시 이 도시를 찾아올 때 따뜻한 곳에서 잠잘 수 있도록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엄마를 추운 데서 잠들게 하지는 말아야겠다고. 얼마나 지났을까. 엄마가 형철아! 그의 이름을 나직이 불렀다. 잠에 떠밀린 그의 귓가에 엄마의 목소리가 아련히 들렸다. 엄마는 손을 뻗어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엄마는 일어나 앉아 잠든 그를 굽어보다 슬며시 손을 뻗어 그의 이마를 쓸어내렸다. 엄마가 미안하다. 엄마는 눈물을 닦기 위해 그의 이마에서 얼른 손을 거뒀지만 벌써 그의 얼굴엔 엄마의 눈물이 톡톡 떨어져 내렸다.
p.93-94
이 부분을 낭독하시는데, 작가님이 자꾸 피식 웃으셨다. 아니, 센 콧바람을 마이크 위로 자주 뱉어내셨다. 아니, 그건 사실, 가슴이 벅차고 눈물이 고여서 당황하신 거였다. 그래서 이 부분의 낭독이 참 좋았다. 나도 마찬가지로 눈 앞이 흐릿흐릿해졌으니까.
또 무슨 말을 나눴더라. 눈이 보이지 않는 이의 소설을 구상하고 있다고도 하셨고, 자신은 행복하라고 글을 쓴다고 하셨다. 언어영역에 작가님의 소설이 지문에 나왔다던 한 대학생 아이가 일어나서 작가님 소설을 읽으면 슬퍼져요,라고 했을 때였다. 어떤 계단에 저자며 제목이며 표지가 다 찢어진 책 한 권을 발견하고 처음 몇 장을 읽었을 때, 아, 이건 신경숙이 소설이구나, 생각할 수 있는 소설을 쓰고 싶다고 작가가 되었을 적부터 생각했다는 이야기. 거리감을 두기 위해 '너'라는 호칭을 썼는데, 읽는 이들이 모두 '나'로 바꿔서 읽는다는 이야기. (이건 정말 백번 천번 만번 동감) 백가흠 작가는 자신이 '엄마를 부탁해 효과'라 명명한 여운이 아주 오래가, 엄마 생각이 계속 나고, 그래서 엄마에게 전화를 걸기까지 했다는 이야기도 해주었다.
그리고 마지막 인사에 오늘이 무척 즐겁고, 행복했다고, 특히 자신에게 그랬다고. 다음 이 말이 정말 좋았다. 이제 많은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끝나네요. 하지만 우리에겐 책이 있으니까요. 책으로 다음 번에 다시 만나요. 아. 이런 이야기도 해주셨다. 얼마 전에 엄마와 보름동안 동거를 한 적이 있었다고. 사춘기 이후 처음으로 그렇게 오랜 시간을 엄마와 함께 보냈다고. 밤이면 엄마가 주무시나, 방을 들여다보면 늘 엄마는 주무시지 않고 계셨다고. 그러면 방으로 들어가 이불 속에 나란히 누워 아주 많은 이야기를 하셨다고. 주로 예전의 기억들에 대한 이야기였다고. 그러다 다퉈 등을 돌리고 씩씩대기도 했다고. 어느 날은 엄마가 작가님 품에서 엉엉 울기도 했다고. 그러면 작가님은 아주 행복해졌다고. 그건 친구, 애인에게서는 찾을 수 없는 행복감이었다고. 아주 완전한 행복을 느꼈던 순간이었다고. 이 이야기를 해주셨을 때, 좀 벅찼다. 알 수 있을 것 같아서. 그 완전한 행복의 느낌을.
자꾸만 <작가의 방>에 소개된 작가님의 서재가 생각이 났다. 길고 넓은 나무 책상, 두껍고 튼튼한 책장, 그 속의 책들, 무릎을 껴안은 조각상, 햇볕이 따스하게 들어오던 창가까지. 이번 주말엔 남은 부분을 다 읽어야지. <감자 먹는 사람들>을 선물로 받았다. 그래서 사인 받을 때 두 권을 내밀었다. <엄마를 부탁해>는 사인본이었는데, 사인이 되어있던 것 위에 내 이름을 예쁘게 적어주셨다. <감자 먹는 사람들>에도 똑같은 사인을 받았다. 꿈을 이루세요. 신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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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엄마를 부탁해,
Tracked from nina 2008/11/25 07:25 delete엄마를 부탁해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신경숙 (창비, 2008년) 상세보기 엄마는 나에게 어떤 존재일까, 라는 생각은 텔레비젼에서 엄마이야기가 나올때나 어느날 문뜩 엄마의 주름이 돋보일때 이따금씩 하게된다. 그렇다면 과연 엄마에게 나는 어떤 존재일까? 일상속에서도 엄마는 엄마인데, 이상하게도 엄마라는 특정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면, 많은 사람들의 코가 시큰해지고 곧 눈가는 촉촉해진다. 신경숙선생님의 신간 <엄마를 부탁해>는
벌써 읽고 계시네요^^ 저도 얼마 전에 신문에서 신경숙 작가님 인터뷰한 걸 읽었어요.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소설을 구상하고 계신다고 했는데- 기대되요.
하긴 먼저 <엄마를 부탁해>를 읽어야겠어요 :> 주말에 엄마 보러 가려고 오늘 표를 예매했어요.
이번주도 잘 보내세요-
어젯밤에 다 읽었어요. 저는 요즘 눕자마자 잠드는데, 어젯밤에는 조금 뒤척였어요. 그리고 오늘 아침 일찍 아빠랑 통화하고, 엄마한테 문자하고 그랬어요. 리리리님도 지방분이시구나. 그런가요? 저도 그렇거든요. 책을 읽고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엄마한테, 아빠한테 잘하자,였어요. 우리, 엄마, 아빠한테 잘해요. 잘 다녀와요. :)
아,저두 사인본샀는데.작가님께서 이름도 적어주시고 좋으셨겠어요^^;
잘 읽고갑니다.^^
아,근데 작가님이 직접낭동해주셨다는 부분..정말 코끝이 시큰해져서 혼났어요.....^^
네. 덕분에 완벽한 사인본이 되었어요.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져요. 정말 꿈이 이루어질 것만 같은.
저 부분이 제일 좋았어요. 낭독해주신 부분이요. 책 읽을 때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