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시계 허용하든가! 말든가! 통일하자!
수능시계라는게 있다. 1분 1초가 아까운 수능시험장에서 특정 문제에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고, 또 OMR카드 작성 시간을 놓치지 않도록 해당 시험의 남은 시간을 표시해주는 시계이다.
수능시계와 관련된 내용은 학생들 사이에서는 매년 되풀이되는 해묵은 논쟁거리이다. 논란은 주로 '디지털기기'와 '시각표시기능만 있는 시계'에서 시작된다. 수능시험 유의사항에서 '휴대금지품목'으로 휴대폰, 디지털카메라, MP3 등 디지털 기기가 나열되어있고, '시각표시 외의 기능이 부착된 시계 등 모든 전자기기'라는 문구가 있다. 또 '휴대가능물품'에는 '시각 표시기능만 부착된 일반 시계'라는 문구가 있다. 결국 학생들은 이 두 문구를 자의적으로 해석할 수 밖에 없고, 수능시계의 부착된 '남은 시각 표시' 기능을 '시각 표시 외의 기능'이라고 해석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수능시계 판매업체는 시험장에서 사용가능하다며 홍보를 하고 있다. 결국 위험하게 수능시계를 선택하는 것보다 아날로그 시계를 선택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에 저렴한 CASIO의 5000원대 시계를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수험생들의 체험기를 보면 수능시계는 원칙적으로 사용가능 하지만 많은 감독관이 휴대 불가 판정을 내린다는 것이다. 그래서 관련 자료를 찾아보니 논란이 시작된 2006년부터 수능시계의 반입이 허용되었다는 것이다. (기사 참고 : 수능시계 반입 허용… 시간차 혼란 줄수도 - 대전일보)
결국 나는 수능시계를 샀다. 수능 1교시 시작전. 감독관에게 시계를 보여줬다.
"이거 수능시계인데, 휴대해도 되나요?"
"저.. 이거.. 디지털이면 안될텐데."
"된다고 그러던데."
"소리나 나요?"
"아니요. 소리는 안나고 남은시간만 표시돼요."
"그럼.. 뭐.. 해보세요."
약간 모호한 답변을 하긴 했지만, 그 이후에 아무말이 없었기에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하 지 만
수능관련 커뮤니티에 접속해보니 역시 수능시계와 관련해서 제지를 당하고, 압수당했다는 글들이 올라온다. 심지어 어떤 학교에서는 안내 방송으로 전자시계가 안된다고 방송하면서 수능시계를 죄다 걷어갔다고 한다.
결국 우려했던일이 매년 발생하고 있고, 학생은 수능시계 사용여부를 운에 맡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의 관리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KICE)은 확실한 답변을 하지 않고 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평가원 "감독관 마음이랍니다~"
▲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 Q&A 게시판 수능시계 관련 질문에 대한 정식 답변. (링크 : http://www.kice.re.kr/ko/board/view.do?article_id=72296&menu_id=10053&search_key=%BC%F6%B4%C9%BD%C3%B0%E8)
비록 시험 관리담당 기관은 각 시,도 교육청이지만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최종 관리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수능시계 사용가능 여부가 감독관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
결국 정리해보자면 벤처기업이 2006년에 수능시계라는 창의적인 물건을 개발했다. 그런데 이게 사용을 규제하기도 좀 뭐시기하고, 또 그렇다고 걍 들여보내주기도 뭐시기한 듣도보도못한 이상한 물건이다. 결국 2006년 수능 전, 교육부는 반입을 허용했다. 그 이후에 반입 불가에 관한 발표가 없으니, 그 때 교육부의 발표가 지금까지 유효하다고 볼 수 있다.(수능시계 판매자들도 당시의 결정을 인용하며 사용 가능하다고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감독관에 의해서 사용이 제한되고 있고, 평가원에서는 '감독관 마음'에 달렸다며 운에 맡겨버리는 말도안되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수능시계 허용하든가! 허용하지말든가! 정확히 명시해야 할 듯 싶다.
+ 가장 좋은 방법은 휴대가능물품(or 휴대불가물품) 목록에 '남은시각이 표시되는 제품'이라는 항목을 표시하거나 아예 '아날로그 시계'만 허용하는 것도 좋을 듯 싶다. 58만 8천명의 수험생들은 공정하지 못한 상황에서 시험을 본 것이다.
+ http://www.kice.re.kr/ko/board/view.do?article_id=73649&menu_id=10053 수능시계를 뺏겨서 시험을 망쳤다는 사람도 있다. 최근 감독관의 실수로 OMR카드를 한번 더 입력하게된 학생이 외국어영역을 망치게 되어 국가 가 배상을 하게된 판결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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