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7/03 15:43

이런 무서운 세상 같으니라고!

요즘 진짜 이상한 사람들 많다. 아무 이유 없이 그냥 사람들 죽이고 가만히 길 잘 가고 있는 사람한테 시비 걸고 말이다. 조금만 더 일하거나 놀다가 집에 늦게 들어갈라 치면 골목길에서 괜히 사람 튀어나올 것 같고 주차장에 누가 숨어있을 것 같아서 일부러 큰 길로 돌아오거나 아님, 그야말로 ‘조낸’ 뛴다. 한번은 음악 들으면서 집에 가는 길이었는데 내 그림자 말고 오른쪽 뒤로 그림자 하나가 더 있었을 때 음악 때문에 발소리는 안 들리지, 괜히 뒤돌았다가 진짜 그러려는 사람이면 어쩌나 별의 별 생각을 다했다. 다행히 지나가는 사람이었는데 그 일 이후로는 정말이지 이젠 무서워서 밤에 혼자서는 큰 길도 못 다니겠다.

이건 내가 아는 언니의 친구한테 있었던 일인데, 같은 버스를 탄 어떤 남자가 그 언니랑 같은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글쎄 그 남자가 갑자기 언니 뺨을 정말 말 그대로 ‘막’ 때렸다고 했다. 언니가 너무 놀라서 맞고만 있다가 마침 자기 층에 도착해서 그대로 집으로 뛰어들어갔는데 언니를 본 언니네 엄마가 까무러치고 말았단다. 언니가 놀라서 아픈 줄 몰랐는데 알고 봤더니 얼굴이 면도칼로 난도질 되어 있었던 것이다.

내 중학교 동창은 정말 위험할 뻔한 적이 있었다. 집에 들어가는 길에 갑자기 누가 뒤에서 확 껴안았던 것이다. 아무도 없었으면 그 때 그대로 끌려갔을 텐데 다행히 정말 운 좋게 때마침 경비 하시는 분이 지나가서 큰 사고는 막을 수 있었다. 그 친구는 지금 그 때를 생각해보면 그 사람이 술도 안 마셨고 겉은 멀쩡한 것 같았는데 자기한테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그 이야기를 직접 듣고 있었으면서도 한편으로 내가 겪기 전에는 100% 믿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솔직히 이런 일이 진짜 일어나리라고 누가 상상이나 하겠냐고.

또 나랑 같이 스페인어 학원에 다니는 동생은 신호등 앞에서 어이없는 일을 당했다. 이 동생이 저 앞 횡단보도 근처에서 어떤 아줌마 핸드백이 면도칼로 갈리면서 지갑 털리는 걸 봤는데 그거 보고 사람들한테 알리려는 찰나 갑자기 어떤 남자가 동생을 확 치고 갔다는 것이다. 그 동생이 치인 데가 너무 쓰라려서 봤더니 오른쪽 팔을 어깨에서부터 팔꿈치까지 칼로 싹 긁혀 있는데 그 때 든 생각이 ‘아, 이 사람들 한패구나.’ 였단다.

얼마 전에 일본에서 있었던 묻지마 살인사건은 한동안 이런 것에 무뎠던 나에게 ‘내가 이런 무서운 세상에 살고 있구나’ 를 느끼게 해주었다. 사실 이런 일은 극단적인 경우지만 그래도 이 기사를 접한 이후에는 내 옆을 지나가는 사람들 하나하나가 예사롭게 안 보인다. 특히 겉으로 보기에 뭔가 불안해 보이는 사람이 같은 지하철 칸에 타기라도 하면 괜히 그 자리를 피하고 싶은 생각도 든다. 불쾌하다거나 그런 마음이 아니라 그 사람이 뭔가 엽기적인 행각을 벌일 것만 같은 공포심에서다. 공포심에서 사람을 멀리 하게 된다는 것.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귀신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닌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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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02 18:01

3,000원의 행복? 진짜로! 백반집 '미가'를 가다.

무지 더운 날 오후, 하릴없이 사무실에만 앉아있기에 한계를 느낄 무렵,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아는 선배에게 연락을 했다.
“오빠, 어디 괜찮은 맛집 없어요?”

롯데백화점 관악점 옆 신한은행 건물 지하 1층.
사무실에서 한 번에 가는 방법은 없고 날은 더웠다. 그러나 거기를 알려준 선배 오빠의 성의를 봐서라도, 계절학기 시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같이 가준 언니들의 성의를 봐서라도 난 가야만 했다. 그렇게 도착한 그 곳.
그곳은 바로 ‘미가’였다.

…솔직히 깜짝 놀랐다. 마치 리모델링 전의 광명시장 안의 식당 같았다. 식당끼리 경계도 모호하고 그렇다고 푸드코트라 하기도 뭐하고. 뭐, 소개해준 오빠가 외관은 기대하지 말라고 했지만, 이런 곳이 진짜 맛집이라고 했지만. 정말 이제 기대할 건 맛밖에 없다.

‘가면 미가백반 시켜.’
오빠 말대로 미가백반 2인분을 시키고 앉아있으니까 곧 식탁 한 가득 밑반찬이 나왔다. 가자미 구운 것을 필두로 군만두, 도토리묵, 감자조림, 각종 김치가 나왔고 순두부 넣은 김칫국이 나왔고, 그리고… 상추와 제육볶음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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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나, 맛있다. 즉석에서 버너로 볶아 먹는 제육볶음도 맛있고 시지 않고 진한 김칫국도 맛있다.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 순간이었다. 음식이 맛있으니까 외관이나 힘들게 찾아온 것은 모두 커버할 수 있었다. 미가 가는 길에 아이스크림과 와플만 사먹지 않았더라도 아마 두 공기는 먹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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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에 붙어 있던 ‘저희 가게는 국산 김치만 사용합니다.’ 스티커와 리필 가능한 상추(요즘 채소값이 금값인데), 그리고 주인 아저씨의 친절함도 인상 깊었다. 그렇지만 우리가 가장 높이 산 점은
이 백반이 1인분에 3,000원이라는 것이다. 3,000원. 꿈의 가격 3,000원이다.
이런 가게가 우리 사무실 근처에 있었으면 정말 좋았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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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 아저씨는 우리가 딸 같다며 디저트로 수박을 주셨다. 거짓말 안 하고 진짜 탱글탱글하고 맛있었다. 한 가지 더. 미가에 가서 안 사실이지만 그 곳은 S방송사의 <잘 먹고 잘 사는 법>에도 소개되었던 가게였다. 싸고 맛 좋고 친절한, 그야말로 맛집의 조건을 다 갖췄다. 미가, 최고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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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26 12:48

수련회에서 있었던 일.

아직까지도 기억난다, ‘딱따구리 수련장’. 내가 초등학교 6학년 때 광명지구 걸·보이 스카우트가 단체로 하계야영을 떠난 곳이다. 언제나 그랬듯이 2 3일의 마지막 밤에는 캠프파이어를 했는데 여기서도 어김없이 수련장에 얽힌 무서운 이야기를 해주었다.

 

십여 년 전, 안양지구에서 우리처럼 단체로 수련회를 왔었다. 그 때는 프로그램 중 하나로 야간 산행이 있었다고 했다. 야간 산행이 시작되고 산 중턱 정도에 다다르자 개울이 하나 나왔다. 아이들 절반 정도가 그 개울을 건넜을 즈음 갑자기 미친 듯이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평소에는 어른들 허벅지 중간 정도 오는 깊이였지만 물이 불자 이내 아이들 키를 훌쩍 넘어섰다. 아직 건너지 않은 아이들은 숙소로 내려 보내고 이미 건넌 아이들은 선생님들이 안아서 개울을 건너게 했다. 그렇게 몇 시간이 걸려 이동이 끝나고 숙소에서는 인원점검이 있었다. 그런데,


선생님! 한 명이 모자라요!”


몇 시간을 걸쳐 힘을 쓴 선생님들은 짜증 섞인 목소리로 다시 세어 보라고 했지만


몇 번을 세어 봤는데도 한 명이 모자라요!”


….!!!


걔 이름이 뭔데!”

김 민정이요.”

 

선생님들은 숙소를 샅샅이 뒤졌다. 하지만 민정이는 보이지 않았다. 다급해진 선생님들은 야간 산행을 했던 그 곳을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그래도 민정이는 보이지 않았다. 비가 그친 다음 날 인근의 군부대에서 지원이 나왔다. 그들은 한 달이 넘도록 수색을 했고 결국 물이 빠진 개울 바위 틈에서 빨간 색 반 바지와 하얀 색 민소매 티를 발견하였다.

김 민정. 옷가지에는 그렇게 세 글자가 수 놓여 있었다. 몇 달이 지나서는 그보다 밑에서 어린 아이의 유골이 발견되었다.

 

그로부터 5년 후에 이 수련장이 한 동안 문을 닫았었다. 어떤 사건에 의해서였다. 어떤 지구에서 수련회를 왔는데 밤이 되어 아이들을 재우고서 선생님들이 불침번을 서고 있었다. 그런데 저쪽 공중 화장실에서 누군가가 배회하고 있었던 것이다.


거기 누구니? 혼나기 전에 얼른 들어가.”


하지만 꼼짝도 하지 않았다. 선생님은 화가 나서 그쪽으로 성큼 다가갔다.


, 너 이름이 뭐야.”

“……….김 민정이요.”

안 들어가고 여기서 뭐 하는 거야! 얼른 들어가!”

“……….저 김 민정인데요.”


좀 이상하다고 생각한 선생님은 말투를 바꾸어


, 그래 그래. 민정아, 얼른 들어가야지? 밖에 나와 있으면 어떡하니.”

“……….선생님 저 민정이라고요.”


선생님은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그 아이를 살펴보았다. 창백한 얼굴을 한 아이는 그러나…….






 



발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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