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미국을 비자없이 여행하는 날이 왔다.

오늘(2008.11.17)부터 한국인에 대해 미국을 비자없이 여행할 수 있도록 맺은 협정이 발효된 것이다.  오늘부터는 약간의 조건만 갖추면 미국 비자를 받지 않고도 최대 90일까지 여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 동안 대표적 불평등 관계로 지목되어온 미국 비자에 대해 그 빗장이 열린 것이다.

원래 비자(VISA, 사증)라는 것이 상대방 국가를 입국해도 좋다는 허가로서, 각 국가간 상호호혜 원칙에 의해 운영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무슨 말인고 하니, A라는 나라에서 B 나라 국민을 비자 없이 입국시킨다면 그 B 나라도 또한 A 나라 국민을 비자없이 여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원칙이 국가간 경제 수준이나 힘의 논리로 인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었다.  그 대표적인 국가가 미국과 일본인데, 우리나라가 일본 국민을 한국에 무비자(NO-VISA)로 입국 가능하게 한 시점이 1988년 올림픽을 기점으로 했지만, 일본이 한국 국민을 무비자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은 불과 4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즉 십수년을 한국인은 일본 방문 시 비자가 필요했고, 일본인은 한국 방문 시 비자가 필요없었던 불균형이 지속되어 왔던 것이다.

이렇게 기다려서.. (이미지: 중앙일보)

이렇게 기다려서.. (이미지: 중앙일보)

이렇게 창구에 늘어서 인터뷰를 해야 받을 수 있었던 미국 비자

이렇게 창구에 늘어서 인터뷰를 해야 받을 수 있었던 미국 비자

이제 마지막 남은 나라가 미국이었는데, 드디어 미국도 한국인에 대해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인은 그 동안 한국을 비자없이 드나들 수 있었다.  그렇지만 한국인은 미국을 무비자로?  No,

이에 대해 불만과 비난은 많았지만, 미국은 미국 나름대로 불법 밀입국자들로 인해 골머리를 썩어왔던 터라 자국의 경제 규모와 비슷한 선진국 (27개국) 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에 대해서는 비자를 요구해왔던 것이다.

그런데 이번 미국 비자면제프로그램 (VWP, Visa Waiver Program) 에 새로 한국을 포함한 7개 국가가 포함되어 총 34개 나라가 미국을 비자없이 드나들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이번 비자면제프로그램은 기존과는 달리 사전 허가를 받는 전자여행허가(ESTA, Electronic System for Travel Authorization)라는 절차가 필요한 것이라, 실물 비자 대신 전자 비자로 바꾸기만 한 것 아니냐는 비아냥 소리도 듣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기존 실물 비자를 받기 위해 비용이나, 시간이 낭비되었던 것에 비하면, 설사 그것이 전자 비자라 할 지라도 훨씬 편리해지고 간단해진 것만은 틀림없다.  게다가 현재도 이미 호주 등 일부 나라에서는 전자비자를 이용하고 있는 점을 볼 때 비난만을 할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또한 이 ESTA 절차는 새로 가입된 7개국 뿐 아니라, 영국, 일본 등 기존 27개국도 내년 (2009년) 1월 12일부터는 시행해야 하는 것이므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규 가입국에 대한 차별은 아니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미국을 비자없이 여행하기 위한 필수 조건


그럼 VWP 자격으로 미국을 비자없이 입국하기 위해 필요한 요건은 무엇일까?

가장 우선, 여권은 전자여권 (e-Passport) 이어야 한다.  이미 우리나라도 지난 8월 25일 이후부터는 전자여권으로만 여권을 발급하고 있다.

전자여권 외형을 보면 겉표지에 ICAO 표준 전자여권 로고가 있으며, 여권번호로 기존 (영문 2자리 + 숫자7자리, SM1234567)과는 달리 영문 1자리 + 숫자 8자리(C12345678)로 표기된다고 한다.

이 전자여권은 기존과는 달리 대리 발급은 불가능하며 본인이 직접 신청하고 발급받아야 한다.  물론 18세 미만의 청소년은 가족 등이 대리 신청할 수 있다.  (기존 여행사들이 여권, 비자 발급을 대행하는 수수료도 꽤 됐는데, 이번 전자여권과 미국 노비자 시행으로 다소 수입이 감소하지 않을까? 싶다 ^^;;)  발급 수수료는 10년 복수여권은 55,000원, 5년 복수여권은 47,000원이다.

현재 150여개 이상의 발급기관(시, 군, 구청)에서 발급하고 있으며, 외교통상부 해외안전여행사이트(www.0404.go.kr)를 통해 세부 발급기관을 확인할 수 있다.


전자여권 다음으로 필요한 것은 미국 ESTA (Electronic System for Travel Authorisation) 승인을 받는 것이다.

ESTA 는 미국을 여행하려고 하는 당사자가 직접 ESTA 웹싸이트에 접속하여 신원, 여권 및 기타 질의응답 사항을 입력하면, CBP(Customs and Border Protection)의 여행 허가 여부 심사를 통해 결과를 취득할 수 있게 된다.

신청 후 약 10분 정도면 그 결과를 알 수 있다.  현재는 무료지만 나중에 유료화할 계획도 있다고 한다.

CBP 심사 결과는 승인(Authorization Approved), 보류(Authorization Pending), 불가(Travel Not Authorized) 3가지 유형으로 표출되는데, 신청자의 거의 대부분(99% 이상)은 승인을 획득하게 된다.

보류는 재심사가 필요한 사항으로 72시간 내에 심사 결과를 받게 되며, 불가는 VWP 자격으로는 여행이 불가한 바, 미국 대사관에서 직접 실물 비자를 받아야 하는 것임을 나타낸다.

따라서 혹시 보류 가능성도 있으니, 여행 출발 72시간 이전에 신청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승인(Authorization Approved)을 취득하게 되면 2년 동안 자격이 유지된다.






 미국 ESTA 승인 신청 방법


미국 실물 비자를 획득하는 대신, 신청하는 일종의 허가절차로 여기서 획득한 승인은 비자의 기능을 대체한다고 할 수 있다.


> Step 1 :  신청서 작성 단계

ESTA 웹싸이트를 접속한다.  https://esta.cbp.dhs.gov


아래 신원 정보, 여행 정보 및 각종 질의서에 대해 작성 기입한다.


> Step 2 : 작성된 신청서 송부

> Step 3 : 신청 번호 획득

> Step 4 : 신청 결과 확인

신청번호로 심의결과를 확인하여 승인 (Authorization Approved) 판정이 나왔다면, 그 승인 내용을 인쇄해 지참하여 항공기 탑승수속 시 여권과 함께 제출해야 한다.

< 승인 내용 샘플 >

이미지 : 대한항공 홈페이지

이미지 : 대한항공 홈페이지

현재는 신청 웹싸이트가 영문으로 되어 있지만, 12월 중에 한글로도 서비스된다고 하니, 신청하는데는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위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승인은 대개 10분 이내에, 보류는 72시간 이내에 확인 가능하다.  만약 불가 결과를 통보받았을 때는 미국 대사관에서 직접 실물 비자를 신청해 획득하여야 한다.

예전 글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과거 미국에서 장기 불법 체류를 했거나 미국 내에서의 범죄 사실이 있는 경우에는 이 ESTA 절차에서 보류 내지는 불가 판정이 나올 확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상식] 체류기간 초과, 美 입국 거절 (2007/12/20)

예전에는 이미 미국 비자를 소지한 사람이 미국에서 종종 입국거절되는 경우가 발생하곤 했는데, 위와 같은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 ESTA 절차를 거치된 이제부터는 미국으로 출발하기도 전에 입국 가능여부를 판단하게 되는 셈이다.

아, 한가지 주의할 것은 이 ESTA 절차를 거쳐서 획득한 입국 허가는 그 목적이 90일 이내의 여행인 경우에만 해당된다.  취업이라든가, 학업 목적 등에 의한 입국은 별도의 실물 비자를 취득해야 한다.

그리고 미국 입국 시에는 한국으로 되돌아오거나 다른 제 3국으로 여행할 수 있는 항공권 (혹은 배표) 과 적합한 서류(여권, 제 3국 비자 등) 이 있어야 함을 주의해야 한다. 이는 기존 실물 비자 시에도 적용되던 규정이므로 크게 달라진 부분은 아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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