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버거, '길 안내' 중에서


열두 살때부터 시를 썼다. 무엇이든 다른 것을 할 수가 없을 때면.
시는 무력감에서 탄생한다. 그러므로 시의 힘은 무력감에서 나온다.
모터사이클을 타는 일과 정반대의 위치에 놓이는 것이 시를 쓰는 일이다.
모터사이클을 모는 동안 우리는 우리가 접하는 주변의 모든 사실과 빠른 속도로 타협한다.
몸과 기계는 나아갈 길을 찾는 눈을 따른다.
냉정함을 잃지 않은 채. 자유롭다는 우리의 느낌은 결정을 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이
지극히 짧다는 사실에서 온다.
그리고 어떤 저항이나 지연이 있게 되면 우리는 이를 비스듬히 비껴 가는
반동의 계기로 이용한다.
모터사이클을 몰 때, 삶을 계속 이어가고자 한다면 거기에 있는 것 이외에
어느 것도 생각하지 않는다.
시는 사실 앞에서 무력하다. 무력하지만 인내력을 잃은 채 무력한 것은 아니다.
모든 것이 시에 저항하기 때문이다.
시는 결과에 어울리는 이름을 찾지, 결정에 어울리는 이름을 찾지 않는다.
Posted by .오산이

마을의 꼬맹이에게 천자문을 가르치는데, 그 읽기 싫어함을 꾸짖자,
'하늘을 보면 푸르기만 한데, 하늘 천(天) 자는 푸르지가 않으니
그래서 읽기 싫어요!' 라고 합디다. 이 아이의 총명함이 창힐을
기죽일 만합니다.

                                            박지원,<답창애지삼(答蒼厓之三)>
Posted by .오산이

분류없음 2008/11/07 01:40
오늘은 하루 종일 슈퍼 마리오 게임을 생각했다.
슈퍼 마리오가 버섯 아이템을 먹으면 몸집이 커진다.
그때부터 슈퍼 마리오는 벽돌을 넘어 가지 않는다.
몸소 부수며 나아간다. 슈퍼 마리오가 벽돌을 몸으로 깨는 순간이
머릿 속에서 무한 반복되며 그 느낌을 체감한다.



벽돌을 부술만큼 몸은 커졌는데
난 여전히 벽돌을 넘어서만 가는 것 같다.

쉽고 단순하게 생각하자
사치스런 사유는 다 버리고
정면승부 하기

쪽팔림을 무릅쓰고 내 한계와 정면 승부.



누가 내 사진을 찍었을 때
자의식 없는 텅 빈 얼굴을 갖고 싶다는 것이
요즘 드는 생각.


Posted by .오산이